[논평]

수돗물 녹조 독소 검출, 부정할 수 없는 암울한 현실

손으로 해를 가리려는 <조선일보>, 기본부터 충실하길 바란다.

 

조선일보 기자가 환경단체를 녹조 괴담이나 퍼트리는 단체로 규정했다. 녹조를 괴담이라 하고, 이 문제를 제기하는 환경단체를 괴담 유포자로 생각하는 그 인식체계가 놀랍다. 우선 녹조는 과학이다. 녹조는 학계의 정식 명칭이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 광합성 하는 세균)이다. 이 남세균이 대량으로 증식하는 현상을 일러 녹조 현상이라 말한다.

 

녹조 현상은 정확히 높은 수온과 햇볕, 질소와 인이라는 영양염류(오염물) 그리고 정체된 수역만 있으면 번성한다. 올해뿐 아니라 지난 2012년부터 만 10년간 낙동강에서 남세균이 번성한 현장을 지켜보면서 확인한 사실이다.

 

녹조(남세균)에는 청산가리의 수천 배에 달하는 심각한 독이 있고, 녹조가 짙을수록 그 독은 많아진다. 같은 원리로 낙동강에 녹조가 짙어질수록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검출될 가능성은 높다. 공장 폐수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양이 많을수록 그 유해화학물질이 수돗물에서도 검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낙동강 페놀 사태나 1-4다이옥산 파동은 그렇게 해서 생겨난 너무나도 유명한 수질사고다. 미량의 유해화학물질 사태는 지금도 진행중인 위험으로 원수 관리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환경단체는 원수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환경부에 원수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원수에서 녹조가 줄어들면 그만큼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검출될 가능성이 낮다. 즉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조건만 만들어주면 이 논란은 끝이란 소리다. 4대강사업 이전엔 녹조가 논란거리가 된 적이 많지 않다. 하굿둑으로 막힌 하류 구간을 제외하고 적어도 낙동강 본류 구간에선 그렇다. 이렇게 상, 하류를 가리지 않고 강의 전체를 뒤덮은 녹조 논란은 정확히 4대강 보가 생겨나 담수한 그해부터 발생된 문제다.

 

4대강 보로 낙동강을 막아서 강물의 정체가 일어났기 때문에 생겨난 인재(人災). 이 인재는 강물의 정체를 풀면 바로 해결된다. 영남인의 목숨과 안전을 위해서 낙동강 보의 수문이라도 열어달라는 것이 그래서 나오는 소리다. 이것이 과도한 주장인가?

 

올해 영남 가정집의 수돗물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온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각 가정집에서 녹조가 잘 부착되지 않는 유리병에 수돗물을 넣어서 아이스팩과 함께 밀봉해서 시료를 부경대로 보냈고, 대구 정수장 시료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이 직접 정수장에 가서 시료를 떠서 아이스박스에 저온 보관해서 직접 부경대로 가져다준 것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수장 수돗물과 각 가정집 수돗물 모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이다. 이런 사례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2016년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된 바 있고 그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당시는 환경부가 그렇게 맹신하는 분석장치인 LC-MS/MS법으로 분석한 결과치다.

 

녹조 독은 4대강사업 직후에도 수돗물에서 검출되었고, 현재도 검출되고 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줘서 국민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 손으로 해를 가리려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언론의 기본이다.

 

 

 

2022.10.5

대한하천학회 / 낙동강네트워크 / 환경운동연합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 010-2802-0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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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자 조선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