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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습지를 기준으로 좌측은 오리배가 오른쪽은 유람선이 운항한다. 이들은 흑두루미와 같은 겨울철새들의 이동에 상당한 교란 요소로 작용한다.


[성명서]

늦가을 흑두루미를 비롯한 겨울철새들 도래기다. 달성습지에서 인간과 야생의 공존의 길을 되찾아줄 것을 촉구한다!

 

수자원공사는 디아크 앞 오리배 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달성군은 유람선 운행을 겨울 동안은 즉각 멈춰라!

 

가을이다. 달성습지에서도 물억새 군락이 은백의 꽃차례를 흩날리면서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10월말 이 시절이면 달성습지를 찾는 반가운 겨울진객들이 있다. 바로 흑두루미와 같은 겨울철새들이다.

 

달성습지는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흑두루미 월동지로 명성이 자자하던 곳이었다. 성서산단의 개발과 이후 고령 다산면 농경지들의 급격한 비닐하우스 단지화로 인해서 흑두루미들의 먹이터가 사라지면서 이들 점점 멀어져갔던 것이다.

 

이후 흑두루미들은 일본 이즈미 월동지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달성습지를 간간이 이용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예민한 흑두루미들은 달성습지를 매년 찾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주변에 상존하는 교란요소들 때문일 것이다.

 

이런 흑두루미를 다시 맞이하기 위해서 대구시는 넓은 개활지를 인공적으로 개간하는가 하면 흑두루미를 유인하기 위한 음향장치까지 설치하는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도래를 교란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달성습지에서 모래톱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금호강 구간뿐이다. 최근 올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서 달성습지 하중도가 깎이면서 넓은 모래톱도 새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곳을 쉼터로 삼아 흑두루미나 각종 철새들 그리고 야생동물들이 이곳을 이용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런데 이들 야생의 친구들의 도래를 방해하는 것이 디아크 앞에서 운행하는 오리배들이다. 이 오리배 사업은 수자원공사 자회가가 운영하는 것으로서 흑두루미나 다른 겨울철새들의 이동과 이용에 상당한 교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아무런 제제의 목소리가 없다. 달성습지가 철새도래지로, 야생동물들의 보호구역으로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라도 이 오리배 사업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달성군이 달성습지를 옆에 끼고 운항하고 있는 유람선 사업 또한 중단되어야 한다. 적어도 겨울철새들이 도래하고 생활하는 늦가을부터 겨울 기간 동안만이라도 중단돼야 한다.

 

즉 늦가을로 접어드는 10월말부터 이듬해 3월초까지는 유람선 운항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겨울철새들이 안정적으로 달성습지에 도래하고 이 일대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화원동산 하식애 앞에 건설해둔 탐방로도 제한 운영될 필요가 있다. 조명도 끄고 그곳의 야간통행을 제한해야 한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수리부엉이와 삵과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숨은서식처로 생태적으로 반드시 보호해야 할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그 앞으로 길을 낸 것이 첫째 잘못이지만 그 잘못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생태적 이용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즉 일몰 이후 야간 시간엔 이곳의 통행 또한 제한되어야 한다. 조명도 물론 꺼야 할 것이다. 밤이 되면 이곳을 철저히 야생에 돌려주는 조치를 취해 이들 멸종위기 야생생물들과의 공존을 모색해볼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화두는 공존이다. 인간과 야생의 조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개발은 지양되어야 하고 인간의 이기들은 적절히 제한될 필요가 있다. 겨울 한철만이라도 공존의 길을 되찾을 것을 거듭 촉구한다.

 

따라서 수자원공사와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이들 야생과의 공존을 위한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달성습지는 1989년 세계습지목록에 이름을 등재할 정도로 유명했던 세계적 습지였다. 유명한 철새도래지이자 야생의 왕국이었다.

 

그런 세계적인 습지로의 복원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은 대구시뿐만 아니라 달성군과 수자원공사와 환경부도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달성습지가 옛 명성을 되찾아 세계적 습지로 자리매김하고 그것으로 순천만 못지 않은 세계적 관광지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야생과 인간의 공존의 길을 위한 달성군과 수자원공사의 성찰과 생태적 각성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3.10.30.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 010-2802-0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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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흑두루미를 비롯한 겨울철새들 도래기다. 흑두루미를 맞기 위해 수공과 달성군은 각성하라!.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