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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로 파헤쳐진 죽곡산 현장


[취재요청서]

윷판형 암각화와 삼국시대 토기 그리고 전략 요충지로서 산성과 진영 흔적이 남아 있는 지역 명산 죽곡산을 문화재 지표조사조차 없이 마구 파헤친 대구 달성군을 고발한다.

 

두물머리 죽곡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 규명 촉구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123() 오전 11. 죽곡산 도로공사 입구(대실역남로 50 한신휴플러스 정문에서 200미터 전방)

 

발언1 : 죽곡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 - 김종원 전 교수(식물사회학자, 생태학자, <한국식물생태보감> 저자)

발언2 : 죽곡산에 산재한 문화재의 가치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발언3 : 죽곡산의 불법 삽질을 고발한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광현 사무처장


기자회견문 낭독

 

공사현장 현장 검증 및 죽곡산 탐방


주관/주최 : 영남자연생태보존회 / 대구환경운동연합 /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 낙동강네트워크 /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 010-2802-0776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솟은 산인 죽곡산은 지리적인 입지만으로 그 가치가 높은 산으로 다양한 선사인들의 흔적들 또한 목격되고 있어서 지리적 역사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명산입니다.

 

바로 윷판 암각화와 삼국시대 토기와 전략 요충지로서 산성과 진영의 흔적까지 도처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구 달성군은 이런 죽곡산을 도로공사를 벌인다면서 지표조사조차 없이 마구 파해처버렸습니다. 이미 아름드리 나무들 수백 그루가 잘려나갔고, 암각화가 새겨진 너럭바위들이 쪼개져 방치되고, 또다른 선사인들이 흔적들이 남아 있을지 모르는 그 현장들이 무참히 훼손되어 버렸습니다.

 

부랴부랴 공사를 중지하고 뒤늦게 지표조사를 벌이는 시늉을 했지만 조사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합니다. 이미 현장은 심각하게 훼손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러한 달성군의 무지몽매한 행정을 고발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시급히 대두되고 있어서 기자회견을 준비합니다.

 

오랫동안 죽곡산을 오르면서 이 산의 구석구석을 조사분석해온 김종원 전 교수(<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 식물사회학자이자 생태학자)가 죽곡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대해 해설하고 문화재 전문위원을 역임한, 문화재에 관한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전문가 중 한 분인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이 죽곡산 문화재의 가치에 대해 해설합니다.

 

죽곡산은 정말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산입니다. 그 가치가 무궁무진한 산입니다. 그런데 무지몽매한 행정에 의해서 하루가 다르게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제 언론인 여러분의 집중 취재를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산의 참 가치가 더 널리 알려지고 그래서 이 산이 명실상부한 지역의 명산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이런 어리석은 삽질이 자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언론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취재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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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사인들의 과학이 응축된 유적, 죽곡산 윷판형 암각화


[기자회견문]

윷판형 암각화와 삼국시대 토기 그리고 전략 요충지로서 산성과 진영 흔적이 남아 있는 지역의 명산 죽곡산!

명산 죽곡산을 문화재 지표조사도 없이 마구 파헤쳐 파괴한 대구 달성군을 강력 규탄한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솟은 산인 죽곡산은 지리적인 입지만으로 그 가치가 높은 산이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명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리적 입지는 선사인들에게도 매혹적인 것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식수원인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일대는 선사인들의 집단 거주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일대에서 다양한 선사인들의 흔적들이 목격되고 있는 까닭인 것이다.

 

그것들은 바로 윷판형 암각화와 삼국시대 토기 그리고 전략 요충지로서 산성과 진영의 흔적들이다. 말하자면 이곳 죽곡산은 선사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서려 있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드높은 명산인 것이다.

 

그런데 대구 달성군은 이런 명산 죽곡산 동쪽 골짜기에 도로공사를 벌인다면서 마땅히 따라야 할 문화재 지표조사조차 없이 이 일대를 마구 파헤쳐 버렸다. 아름드리 나무들 수백 그루를 무참히 잘라내버린 것은 물론이고, 암각화가 새겨진 너럭바위들마저 쪼개 방치시킨 대형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는 대구 달성군의 무지몽매한 행정의 결과이거나 아니면 하루빨리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꼼수 행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전자라면 제대로 된 직원 교육이 필요할 것이고, 후자라면 사기 행정의 전형으로 형사 고발감이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대구 달성군이 불법적 행위를 한 사실은 분명하고 그로 인해 또다른 선사인들이 흔적들이 남아 있을지 모르는 중요 현장들이 무참히 훼손되어 버렸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죽곡리 주민들과 대구환경운동연합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자 대구 달성군이 부랴부랴 공사를 중지하고 뒤늦게 지표조사를 벌이는 시늉을 했지만 조사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이미 현장은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 달성군에 분명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이에 우리는 대구 달성군의 무지몽매한 행정 혹은 사기성 행정을 고발하고, 대구 달성군에 그 대책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 대책은 이대로 반환경적이고도 반문화적인 도로 건설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이 일대에 널려 있는 선사인들의 흔적을 모아서 선사인들의 흔적을 탐방하거나 교육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줄 것을 촉구한다.

 

이른바 선사유적 공원이나 선사역사문화 탐방길혹은 죽곡리 역사문화경관지구같은 문화적이고 교육적인 현장으로 새롭게 만들어 미래세대를 위한 학습의 장으로 삼아줄 것을 말이다. 죽곡산은 정말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산이요, 그 가치가 무궁무진한 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지몽매한 대구 달성군의 문화적 각성을 촉구한다. 또한 대구 달성군은 차제에 문화재청과 함께 죽곡산 전체에 대한 문화재 조사 및 지형지질 조사를 병행해 죽곡산의 가치를 입체적으로 조명해줄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무지몽매한 행정에 의해서 죽곡산이 더 망가지기 전에 대구 달성군은 엉터리 삽질 행정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명산 죽곡산을 제대로 보호하고 보전하는 길을 하루속히 찾아주기를 거듭 촉구한다.

  

 

 

2024.1.23.

영남자연생태보존회 / 대구환경운동연합 /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 낙동강네트워크 /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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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공사로 훼손돼 방치된 암각화 유적


김종원 교수 발표 발제문

 

죽곡산의 시공간적 위치와 역사적 의미

 

위치성 : 죽곡산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서대구달성습지 포함) 일대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 강이 합쳐서 흘러내려가는 파노라마 경관을 볼 수 있는 결정적인 조망대입니다. 이는 건너편 화원동산이 강물 흐름을 마주 대하는 위치와 완전 상반되는 공간적 위치입니다.

 

그래서 나즈막한 죽곡산은 가뭄과 홍수에 대응하는 자연환경 모니터링 공간으로서 정착 농경시대부터 일찍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음이 분명합니다. 죽곡산 전체 이곳저곳에서 발견되는 선사 및 역사시대의 각종 유적과 유물이 그러한 사실을 넉넉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역사성 : 선사시대 이래로 기우제 메카였으며, 역사시대 이래로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첫째, 기우제 메카 - (i) 퇴적암 너럭바위 표면에 새겨진 둥근 윷판형 암각화는 정착 농경이 무르익은 청동기시대 문양으로 전하는 선사인의 통신문입니다. 둥근 하늘에 북극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별자리(: 북두칠성)를 추상한 선사인의 정신세계의 진화’(mental evolution)의 결과물입니다.

 

사각의 윷판은 아주 훗날 놀이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생겨난 것으로 둥근 윷판이 그 원형(prototype)입니다. 이런 둥근 윷판형 암각화가 죽곡산 너럭바위 위에 켜켜이 새겨져 있는 것도 발견됩니다.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곧 두물머리 물줄기에 강물이 마르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넉넉해야 할 물에 대한 간절한 기원에 그 맥이 닿아 있습니다. 죽곡산은 그렇게 상당한 오랜 세월 동안 윷판형 암각화의 정신성이 깃든 뜻깊은 마을 뒷산입니다.

 

(ii) 죽곡산 탐방로 일대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토기 조각에는 아주 의미심장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늘, , 구름, 강물, 땅을 상징하는 선 문양입니다. 선사시대 문양사의 세계적인 역저들을 살펴보면 그렇습니다. 이들 문양은 모두 ()’이란 한 가지 기본개념에서 비롯합니다. 신석기 빗살토기의 빗살 문양이나 대곡천 천전리 각석에서 보는 다양한 선형(지그재그, 동심원 등) 문양들도 여러 학설이 있지만, 그 가운데 선사시대의 열파에 의한 심한 가뭄이 잇닿은 인류 공통의 물 기원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극심한 지구기후변화가 인류 정신성의 진화에 결정적인 모티브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죽곡산에서 보는 그런 문양들도 물을 기원하는 선사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뭄 극복의 통신문입니다.

 

(iii) 결론적으로 죽곡산은 대륙성 기후 가운데 대륙성 기후 현상이 가장 심한 영남지방(한반도 내에서 강력한 가뭄이 주기적 비기주적으로 발생하는 생태권역)을 관통하는 낙동강과 금호강 합류지점을 내려다보는 기우제의 메카였던 것입니다. 선사시대부터 줄곧 그렇게 이어져 왔을 것입니다.

 

둘째, 전략 요충지 - (i) 탐방로 일대 여기저기에서 삼국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도 썼을 산성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ii) 산성에 주둔했을 막사 진()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여기저기 사람의 손길로 다듬어진 지형지물이 증거입니다. 물론 식물사회학적으로 식생이나 식물로도 드러납니다.

 

(iii) 죽곡(竹谷) 즉 대실이란 지명의 유래를 뒷받침할 대()밭이 그런 진을 중심으로 이곳저곳에 남아 있습니다. 적어도 조선시대에 화살대로 사용했던 이대가 죽곡산 산마루 진영 유적지 가까이에 군락을 이루고 있고, 이런 이대는 식물학적으로 사람이 옮겨 심지 않으면 그 위치에 분포할 수가 없습니다. (iv) 전략 요충지로서 중요성은 대동여지도가 뒷받침합니다. 지도 속에서는 대구 달성을 중심으로 그 둘레에 그려진 산성 핵심 줄기가 죽곡산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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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토기 조각. 이 토기 조각에는 하늘, 비, 구름, 강물, 땅을 상징하는 선 문양이 선명히 드러나 있다.


[죽곡산 보도자료]죽곡산 피괴 대구 달성군 규탄한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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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장소(도로공사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