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백지화국민행동 대구경북본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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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 경부운하 추진기구 구성에 대한 대구참여연대 논평


김범일시장의 섣부른 낙동강운하 추진을 우려한다.
매천로, 범안로 민자사업의 실패 경험을 되풀이 하려는가
지금은 타당성을 검증하고 비판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난 26일 대구시는 정책개발담당관실을 낙동강운하추진단으로 재편한다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낙동강운하 건설과 경제자유구역청 설립 등에 따라 전담팀을 구성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의회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와 시의회가 마치 경부운하 정책이 이미 결정된 것이고 되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며, 이에 따라 벌써부터 추진기구를 구성하여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 행정행위가 아님을 지적한다.

이명박대통령의 후보시절 경부운하건설 공약이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만으로 국민적 동의를 얻었다고 보는 것은 매우 섣부른 판단이다. 대선의 수많은 공약, 쟁점들 속에서 경부운하 정책의 장단점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이 정책의 실제 내용에 대한 국민적 논의와 판단은 이제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경부운하와 같은 대형토목사업의 경우 정책이 입안되는 시점부터 그 정책의 내용이 구체화되고, 타당성 검토를 거쳐 국민적 합의가 형성되고, 세부적 실행계획이 나오기까지 매우 충실한 과정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책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할 단계에 있는 사업을, 타당성 검증없이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더구나 최근 지역일간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현재 경부운하에 대한 지역민의 찬반여론은 매우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경제, 생태, 토목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름의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지방행정의 책임자인 김범일시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이명박정부의 이 정책이 정말 타당한 것인지, 그 일부인 낙동강운하가 진정으로 우리 지역경제에 이로운 것인지, 지역의 주체적 입장에서 정밀하게 연구하고 검토하는 것이지, 김치국부터 마시려드는 성급함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끝으로 아직 경부운하의 타당성도 검증되지 않는 조건, 이 정책의 향방이 아직 미결정된 시점인 지금, 개발주의 물든 일부 토목사업자과 관료들의 관념 속에 그려진 장미빛 미래가 전부인 것처럼 믿고 성급히 달려드는 것은 과거 매천로, 범안로 사업의 실패에서 경험했듯이 대구시와 지역주민들에게 심각한 후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낙동강운하의 추진은 경부운하의 타당성이 검증된 뒤에라도 늦지 않다. 만약 김범일시장이 지금 낙동강운하와 관련된 행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타당성을 검증하고 비판적 문제제기까지 충분히 수렴하는 틀을 마련하는 것임을 숙고해 주기 바란다.

2008년  2월  27일

대구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