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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팔현습지 왕버들숲에서 목격된 멸종위기종 담비 대구환경운동연합


[성명서 겸 보도자료]

멸종위기종들의 최후의 보루 숨은서식처파괴하려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을 규탄한다!

팔현습지 왕버들숲은 숨은서식처’, 이곳이 사라지면 생물종은 멸종한다.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삽질이 아닌 보전이다.

 

지난 81일 금호강 팔현습지에서는 멸종위기종 담비가 발견됐다. 250만 대구시민이 사는 대구 도심에서, 그것도 바로 강 건너에 아파트단지가 즐비한 곳에서 목격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담비인지라 놀라움이 컸다.

 

담비도 놀랍지만, 그 담비가 출현한 곳이 더 주목받고 있다. 금호강 팔현습지 왕버들숲은 그 자체로도 참 아름다운 숲이지만 팔현습지에서도 가장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으로 산지 절벽으로 이루어진 하식애(河蝕崖) 구간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제봉이라는 낮은 산과 강이 잇닿아 있는 곳으로, 강 양안을 따라 주로 도로가 건설되면서 산과 강이 철저하게 단절돼 있는 작금의 하천 구조에서, 이곳은 금호강에서 거의 유일하게 산과 강이 자연 그대로 연결돼 남아 있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이곳은 각종 야생동물의 서식처이자 보금자리로 이용이 될 만한 그런 곳이다. 이곳에서 이미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목격됐고, 역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남생이도 목격됐다.

 

이곳에 수리부엉이와 남생이에 이어 최근 담비까지 출몰한 것이다. 그만큼 산지 벼랑인 하식애 앞에 자리잡은 팔현습지 왕버들숲은 특별한 곳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해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10여 그루의 왕버들 또한 수령이 100년은 훌쩍 뛰어넘을 정도의 고목들로 여러 다발로 자라나 더욱 특별함을 보여준다.

 

팔현습지 왕버들숲은 멸종위기종들의 최후의 보루 숨은서식처

 

이러한 팔현습지 왕버들숲에 대해 계명대 생물학과 전 교수이자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인 김종원 박사는 이곳은 생태적으로 무척 중요한 공간이란 사실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팔현습지 무제부 구간과 달성습지 화원동산 하식애 같은 곳은 이 땅의 비무장지대처럼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다 보니 오래된 식물사회와 희귀 야생동물들이 은신처로 삼아 살아온 귀한 생태 공간이란 것이다. 생태학적인 용어로 이런 곳은 크립틱 사이트다른 말로 즉 숨은서식처(cryptic habitat)’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숨은서식처는 각종 개발사업과 같은 여러 교란 요인을 피해서 야생동식물들이 마지막으로 피신할 수 있는 곳으로, 이러한 숨은서식처들이 사라지게 되면 그 종은 결국 멸종에 이를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숨은서식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공룡이 멸종하는 중생대의 종말 세상에도 생명이 살아남아 오늘 같은 풍요로운 생물다양성의 세상으로 이어진 것은 바로 숨은서식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숨은서식처는 흔해빠진 삶의 거처가 아니라 본래 그렇게 아주 희귀한 서식처이다. 공룡시대에도 지금 같은 인류세에도 그렇다.

 

거기다가 우리가 사는 이 땅은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지만 그래도 생물다양성이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숨은서식처가 여태껏 개발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땅의 숨은서식처는 정말로 마지막 생명의 보루이다. 이러한 숨은서식처는 국립공원이나 천연기념물 이상의 수준으로 극도로 높은 수준의 국가적 보호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 국회가 서둘러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의 증언대로 이러한 숨은서식처가 개발을 피해서 곳곳에 살아남아 있어서 희귀 야생동식물들이 그곳을 최후의 보루로 삼아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이들 숨은서식처가 사라지면 그곳에 깃들어 살았던 희귀 야생동식물들은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들 숨은 서식처의 존재는 너무 중요해서 법으로 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국회가 서둘러서 관련 법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강변이다.

 

숨은서식처를 밀어버리고 길을 내겠다는 환경부를 규탄한다!

 

그런데 이러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숨은서식처에 지금 환경부가 삽질을 예고하고 있다. 팔현습지 왕버들숲을 모두 베어내고 그 자리에 다릿발을 세워서 1.5정도의 교량형 산책로를 조성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팔현습지 하식애 앞으로 인간이 드나드는 새로운 길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생태적으로 너무나 중요해 법제화해서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숨은서식처에 새로운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나라 환경부의 수준이라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을 재고해야 한다. 저명한 생태학자이자 식물사회학자의 입을 통해서 이곳이 중요한 생태적 개념의 숨은서식처임이 밝혀진 이상 이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 한다.

 

경관이 수려하고 생태적으로 이렇게 중요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면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삽질이 아니라 이곳에 대한 보전 방안을 수립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환경부의 존재 이유일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마지막 남은 야생동식물들의 숨은서식처 금호강 팔현습지를 꼭 지켜서 환경부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밝혀야 할 것이다.

 

 

2023. 9. 3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문의 : 정수근 집행위원장 010-2802-0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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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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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남생이 대구환경운동연합


[성명서]멸종위기종의 최후의 보루 '숨은서식처' 파괴하려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을 규탄한다! 환경부는 '삽질'을 멈춰라!!.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