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준비완료, 준비가 필요한 건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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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11. 7.() 12:00를 기해 일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 소식을 담은 환경부 보도자료가 각 언론에 보도되었다. 보도자료 첫머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그럴듯하게 포장되었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환경부 스스로 직무유기를 고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회용 종이컵과 비닐봉투 사용 금지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일회용 쓰레기량을 줄이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환경부가 영세 자영업자의 힘겨움을 방패삼아 제도를 포기한다면 환경부는 그 이름을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다.

 

보도자료와 함께 발표된 일회용품 관리방안에 관한 브리핑문에는 원가상승/고물가/고금리에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고통을 겪고 계시는 우리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에게 지금의 이 규제로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있다. 이 무슨 유체이탈 화법인가? 원가상승, 고물가, 고금리를 불러온 것은 현 정부인데 마치 이 어려움이 외부에서 기인한 것인양 하는 태도가 몹시 놀랍다.

 

일회용 종이컵 · 빨대 · 비닐봉투 사용 금지를 골자로 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시행규칙 개정의 배경에는 20183월부터 수개월 간 이어졌던 폐비닐 및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중단 사태에서 비롯되었다. 분리수거장으로 버리면 그만이었던 쓰레기가 몇 달간이나 방치되자 곧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고, 우리 국민 모두가 뜻하지 않게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되면서, 근본적인 해결은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데 있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쓰레기 대란으로 일컬어진 수거 중단 사태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불러왔고 전국적으로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겨난 계기로 작용했다. 코로나 팩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기간도 있었으나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았고 202069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 2021216입법예고” 20211231개정·공포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국민들은 텀블러와 다회용 빨대를 구비하는 것은 물론 빨대 없이 음료는 마시는 습관도 기르며 202211일부터 202311월 현재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법 시행을 기다려왔는데 환경부가 나서서 무기한 연기시켜 버렸다. 전 세계 어디에도 종이컵을 규제하는 곳은 없다는 신박한 논리를 대면서 말이다.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 넣은 이유는 컵 안에 플라스틱이 코팅되어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사용하는 비닐봉투가 생분해비닐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계속 써도 괜찮다는 말은 한번 쓰고 버리는 방식의 소비가 우리 환경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자들만이 펼 수 있는 논리다. 다시 생각해봐도 환경부는 환경부가 아니다. 국민들은 준비가 되었다. 준비가 필요한 건 오직 환경부이다. 준비 안 된 환경부 수장과 공무원들은 더 이상 정책을 후퇴시키지 말고 그 직을 반납하고 떠나라.


2023.11. 08.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의 : 사무국장 김민조 010-6689-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