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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내성천. 깨끗한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흘러간다. 살아있는 하천의 전형적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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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 막혀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녹조 독이 수돗물과 농작물 공기중에서까지 검출되고 있다


[세계물의날 성명서]

윤석열 정부의 무개념 하천정책을 비판한다. 생명의 강으로 생태적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

 

322일 오늘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물 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며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무개념 하천 정책을 비판하고 생명의 강으로 생태적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하천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승계했다. 하천정책에 관한 한 일체의 비판과 성찰의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하천정책의 기조는 하천 준설과 댐 건설 그리고 제방 건설 위주의 토건 삽질 정책 일색이다.

 

하천의 자연성 회복 개념은 어디에도 없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자연성이란 말 자체를 삭제하기까지 했다. 하천의 자연성과 역동성 그리고 뭇 생명의 서식처로서의 하천 기능은 깡그리 무시하고 하천을 수로로만 보는 편협한 인식에 따라 이명박의 토건 삽질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따름이다.

 

기후위기에 강한 물 환경과 자연 생태계 조성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지만 그동안의 윤석열 정부의 물관리 정책은 정책이라 부를 수도 없는 빈약한 토건 삽질 정책의 재현일 뿐이다.

 

2020년 섬진강 홍수피해나 지난해 일어난 미호강 홍수피해 모두 하천 관리의 기본인 제방 안전성을 무시한 도로 건설 과정에서 일어난 인재라 볼 수 있다. 댐 또한 유효저수용량 조절을 통해 얼마든지 홍수피해와 추가 수량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댐관리도 제대로 못한 채 신규 댐 건설이라는 철 지난 주장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대로 가면 이 나라 물관리 정책은 더욱 퇴보하고 우리 하천의 구조와 생태계는 더 망가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더 위험한 하천이 될 뿐이다.

 

선진 하천정책은 하천의 자연성과 역동성을 되살려 주는 방식으로 전개된 지 오래다. 보와 댐을 허물고 홍수터를 만들어주고 제방을 더 뒤로 후퇴시키는 등 강의 영역(room for river)을 되찾아주는 방식으로 하천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야 강의 자연성과 역동성이 되살아나고 자정작용이 극대화돼서 더 맑고 건강한 강이 돼 그곳에서 보다 맑고 건강한 식수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또한 극단적인 홍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기후위기 시대에 급변하는 기후 속에서 토건 위주의 하천 정책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강의 자연성을 살리고 강의 영역을 되찾아주는 방식으로 하루빨리 생태적 전환을 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하천을 바라보는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 강은 단순한 물그릇이나 수로가 아니라 살아있는 자연계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하천을 뭇 생명들의 서식처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산과 산 사이를 흘러온 하천이 인간 이용 중심의 하천정책으로 하천 양안이 도로 등으로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과 강의 생태적 단절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야생의 생물들 특히 야생동물들은 하천에 고립된 채 하천을 서식처 삼아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하천에서 살아가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또 하나는 자연성이 살아있는 하천은 맑고 건강한 식수의 원천이란 사실이다. 댐과 보를 만들어 뭇 생명을 말살하고 물그릇만 키운 결과 위험천만한 강이 돼버렸고 더 위험하고 불안한 식수를 제공할 뿐이다.

 

급속한 녹조의 확산이 그 중요한 예다. 보로 막힌 낙동강은 녹조의 배양장이 돼버린 사실이 4대강 보가 만들어진 지난 10년간의 역사다. 거기에 더해 댐마다 창궐하는 녹조는 댐과 보로 막힌 강은 더 위험하고 불안한 식수원이란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나 폭염 등으로 앞으로 막힌 강과 댐에서는 녹조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전하고 건강한 식수를 얻기 위해서라도 하천의 자연성을 하루빨리 되살릴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댐 위주의 광역상수원 체계가 아닌 하천에서의 소규모 지역 자립형 상수원 체계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그 지역의 물은 그 지역의 살아 있는 강에서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동시가 안동댐의 물이 아닌 길안천의 물을 식수로 삼는 이유다.

 

따라서 생명의 강으로서 생태적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하천을 살아있는 자연계로 바라보는 것과 하천을 뭇 생명들의 서식처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안전하고 건강한 식수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개념화해서 적극적으로 전파할 필요가 있다.

 

댐과 보로 막힌 강이 아닌 펄펄 살아 흐르는 자연성과 역성동이 살아 있는 원래의 강의 모습을 되찾아주는 것이 뭇 생명들을 위해서도 우리 인간을 위해도 꼭 필요한 일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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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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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강물이 흐르는 생명의 강 금호강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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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 야생동물을 비롯한 뭇 생명들의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