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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찾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겨울 철새 재두루미


[성명서]

춥고 배고픈 겨울 철새들을 위해서 낙동강 보 개방하라!

 

낙동강은 지금 4대강 보로 막혀 거대한 물그릇으로 변해 있다. 지난여름 녹조가 창궐한 그 강물이 그대로 고여 썩어가고 있다. 녹조가 그대로 고여 있으니, 매년 낙동강 녹조가 되풀이되고 있는 이유인 것이기도 하다.

 

비단 녹조 문제뿐 아니라 낙동강 보로 강물을 가둠으로써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존재들도 있다. 바로 겨울 철새들이다. 대표적으로 겨울 낙동강을 찾는 철새들로 독수리와 재두루미 그리고 흑두루미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이도 한 귀한 새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넓은 모래톱이 있어야 한다. 사방이 훤히 트인 곳이라야 삵과 같은 천적 등의 공격으로부터 피할 시간이 있어 안전하게 몸을 쉬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낙동강은 보로 인해서 모래톱이 모두 강물에 수장된 상태다. 따라서 이들이 마땅히 쉬어갈 곳이 없다.

 

겨울 보 개방이 필요한 이유다. 보를 개방하면 모래톱이 드러나고 그 모래톱에서 이들 법정보호종 겨울 철새들이 안전하게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합천창녕보 상류 경북 고령 개진면 낙동강변에 찾아오는 귀한 겨울 철새 독수리는 모래톱이 없어 마땅히 쉴 곳이 없다. 또 칠곡보 상류 해평습지엔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찾아왔으나 보로 인해 모래톱이 사라지자 그 개체수가 극감했다. 흑두루미는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따라서 겨울 철새들이 도래하는 겨울 동안만이라도 보를 개방하라는 목소리가 드높다. 몇 년째 경북 고령 일대에서 독수리 먹이 나누기를 하고 있는 곽상수 이장(우곡면 포2리 이장이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지난겨울까지는 합천창녕보를 개방해 합천창녕보 상류에 드넓게 드러난 모래톱에서 독수리 먹이 나누기를 했지만, 올해는 윤석열 정부에서 수문을 전혀 개방하지 않아서 낙동강에선 독수리들에게 안전하게 먹이를 나눌 곳도 없고, 이들이 안전하게 쉴 곳 또한 없다. 그래서 지난해처럼만이라도 합천창녕보를 개방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겨울 철새들도 살아야 되지 않느냐목소리를 드높인다.

 

실지로 지난해 겨울에는 합천창녕보가 개방이 돼 넓은 모래톱이 드러났고 그로 인해서 독수리들이 안전하게 겨울을 나고 돌아갔다. 그런데 올해는 합천창녕보가 전혀 개방되지 않아 독수리들이 안전하게 쉴 곳이 없고, 그런 이유로 낙동강을 찾는 독수리 개체수도 많이 줄었다.

 

칠곡보 또한 굳게 닫혀 있어서 철새도래지도 유명했던 해평습지가 물에 잠겨 있다. 그나마 해평습지 최상류 감천 합수부에 드러난 모래톱이 있어 그곳에 재두루미 54개체가 찾아와 올해 그 일대에서 월동하고 있는 정도다. 해마다 수천 개체가 찾아오던 흑두루미는 지난 2020년부터 자취를 감췄다.

 

따라서 겨울 한철만이라도 낙동강 보를 개방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어차피 농한기여서 농업용수도 필요없는 시기가 아닌가. 그러니 겨울 한철만이라도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서 드넓게 드러난 모래톱에서 독수리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같은 귀한 겨울 철새들이 안전하게 몸을 쉬었다가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 조금의 수고로움을 택하면 충분히 자연과 공존할 수 있다. 더구나 독수리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같은 새들은 국가가 법으로 보호하라고 정해 놓은 법정보호종 새들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 겨울 한철 낙동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 것을 거듭 촉구해본다. 춥고 배고픈 겨울 철새들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넓은 아량을 기대해본다.

 

2024. 1. 25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 010-2802-0776


[성명서]춥고 배고픈 겨울 철새들 위해서 낙동강 보 개방하라!.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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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을 찾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겨울 철새 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