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DSC6851.JPG

호안 공사 현장. 이곳에 콘크리트 블럭으로 호안공사를 해버리면 수달은 더이상 이곳에 서식처를 마련할 수 없다.


[성명서]

대구 북구청 배광식 구청장은 금호강 둔치 약탈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환경부는 제대로 된 사후관리를 통한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의 생존에 책임을 지라!

이 겨울 추위와 배고픔과 서식처 약탈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는 야생동물을 위해서라도 대구 북구청의 금호강 둔치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야생동물들에게 겨울은 가장 가혹한 계절이다. 먹을 것들이 없는 시절이라 굶주릴 수밖에 없고, 나무나 덤불과 같은 식물들이 잎을 떨구는 계절이라 몸을 숨길 장소 또한 마땅치 않아 천적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시절이기도 하다.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천적의 위협과 같은 극한의 시련을 당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먹이 나누기가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각 지자체에서도 이를 받아서 먹이 나누기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혹독한 시절에 야생동물의 온전한 서식처마저 밀어버리는 토건공사를 벌이고 몰()생태적인 자지체도 있다. 바로 이 겨울에 금호강 둔치에서 파크골프장과 야구장 조성공사를 벌이고 있는 대구 북구청이다.

 

하천의 둔치는 특히 금호강과 같이 도심을 벗어난 국가하천 둔치는 야생동물들이 깃들어 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서식처로, 말하자면 야생동물들의 집이다.


특히 지금 대구 북구청이 토건공사를 벌이고 있는 북구 사수동 금호강 둔치 일대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수달과 역시 멸종위기 2급인 삵과 역시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조사에서도 수달과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법정보호종 야생생물들까지 여럿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이 생태적으로 민감한 구역을 이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겨울에 대구 북구청은 토건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단체로부터 거듭된 공사중단과 협치의 요구를 받고 있음에도 아랑곳 않고 공사를 벌이는 배짱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대구 북구청 배광식 구청장을 규탄할 수밖에 없다. 구청을 책임지고 있는 북구청장이 도대체 이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알고 있는데도 이 무리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

 

환경단체와 시민사회가 구청의 행정에 대해서 근거를 가지고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도 나몰라라 하는 불통의 행정을 보이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이처럼 생태적으로 민감한 곳에 토건공사를 허가해준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켜준 대구지방환경청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금만 조사를 해보면 수달의 서식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데도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 또한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번 촉구한다. 대구 북구청은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대구시민사회와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지금은 대결의 시대가 아닌 대화와 협치의 시대다. 시민사회의 우려를 충분히 듣고 공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 그러니 대구 북구 배광식 청장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

 

또한 하천점용허가를 내어준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를 내준 대구지방환경청은 사후관리를 제대로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사후관리 측면에서 공사 현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야생동물들 생존에 대한 대책 마련을 명확히 지시할 필요가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 겨울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인 수달과 삵과 원앙과 흰꼬리수리와 흰목물떼새 그리고 고라니와 너구리, 족제비 같은 야생동물들은 이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에 이어 인간 탐욕의 토건공사로 인해 서식처에서마저 쫓겨나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것은 약탈이다. 약탈적 탐욕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개발이 필요하더라고 최소한의 개발이 진행돼야 하고 인간과 야생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의식한 유권자들의 표와 토건 기업체의 이해관계에만 눈이 가리워져 있는 이상, 야생동물들의 생존이나 야생과 인간의 공존 따위는 안중에 없을지 모르겠지만, 인간만의 편의와 탐욕으로 야생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그 화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자명한 진실에 눈 뜰 것을 촉구한다.

 

당장 우리 인류가 만 3년 동안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아직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병만 해도 야생 서식지의 파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제는 돈과 편익에 앞서 무분별한 개발이 어떤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과 분별을 갖는 것이 자치 행정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대구 북구청과 환경부의 생태적 각성과 결단을 거듭 촉구한다.

 

 

2022.1.3.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안심마을사람들, 참여연대 동구주민회, 안심 이음, 팔거천지킴이,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생명평화아시아, 전교조 대구지부, 환경과생명을지키는대구교사모임, 녹색당 대구시당, 진보당 대구시당, 인권운동연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당 대구시당,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개혁실천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이상 단체) 오상훈, 손영호, 배종령, 김석호(이상 개인))

 

문의 : 정수근 집행위원장 010-2802-0776 


_DSC6673.JPG

수달의 서식처로 추정되는 곳에 바윗돌을 밀어버린 호안 공사 현장

  

_DSC6832.JPG

공사 현장에서 목격된 수달의 배설물 



[성명서]대구 북구청은 금호강 둔치 약탈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