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속으로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즈음 금호강 모니터링을 하게 되었다. 처음 입어보는 작업복과 망원경을 들고 금호강 팔현 습지를 향해 걸어갔다. 흔한 산책로를 따라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길이 아닌 곳을 개척해 나가면서 나아가니 탐험을 떠난 느낌이 들어, 마음속에 있는 호기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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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도심에서 볼 수 없었던 야생의 흔적인 고라니의 발자국, 수달이 놀다 간 흔적들을 보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조류들이 쉬고 있는 모습과 아름다운 풍경들의 조화가 내 눈 안에 담겼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중간중간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많이 있었다. 대부분 일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있었다. 평소 배달음식이나 일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제품을 이용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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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반성 후 금호강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은 물속이 안 보일 만큼 부유물이 많이 있고 깊어서 걷는 것이 힘들었지만 곧 하중도에 도착했다. 하중도 위에서 망원경을 통해 야생조류들을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사진에서 보던 풍경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어서 매우 신기했었다. 금호강 중심부를 걷게 되었는데 당연히 강 중심부는 깊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장자리 보다 얕고 물도 맑아서 신기했다. 다슬기, 대칭이, 잉어, 메기 등 다양한 수생 생물들을 관찰했다. 야생 조류와 수생 생물들의 관계를 파악하면 수질의 상태까지 알 수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서 수생 생물들 관찰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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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반야월 습지에 가서 수달의 서식지를 발견했다. 서식지 안에는 수달이 먹고 남은 생선의 뼈를 볼 수 있었다. 수달 서식지를 본 것도 처음이고 생선의 완전한 뼈를 본 것도 처음이라 신선한 충격을 먹었다. 또한, 근처 둔치를 모니터링하게 되었다. 둔치 안에서 꿩과 고라니를 생애 제일 가깝고 많이 볼 수 있었고, 들개에게 사냥 당한 고라니 시체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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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야생을 이렇게 가깝게 볼 수 있다는 사실들이 놀라움에 연속이었다. 이러한 환경들을 아직 볼 수 있는 것이 환경단체에서 많은 노력들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편리와 여가 시설을 위하여 산책로, 자전거 도로 가로등 설치 등 많은 개발들이 동물들의 생활 영역을 뺏는다


오로지 인간의 편리성만을 위하여 자연을 계속 훼손해서 개발하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결국 그 피해는 인간이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환경단체가 막아주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작은 노력들이 있기에 아직 사람들이 심각성을 못 느끼며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단지 금호강 속을 걸었을 뿐인데 시야가 달라졌고 자연이 주는 편안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당연한 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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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오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