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토요일 대구올레길 다녀왔습니다.
전날 가을비가 내려 올레길을 걸을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음날 햇살이 따스해서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10시 불로동고분군 주차장에 모두 모여 서로 인사를 하고 문화해설사님께 불로동고분군에 대해 들었습니다. 거대한 고분은 경주같은 고도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불로동에 삼국시대 고분이 200기가 넘게 있어 큰 산을 이루고 있었네요. 밑넓은 항아리, 목긴항아리 같이 고분에서 출토된 항아리들의 이름 맞추기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불로동고분군은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참 좋은 길입니다. 아이들은 가는 길에 탱자를 주워 향을 맡기도 하고 걷다가 발견한 쑥을 뜯기 위해 가만히 앉기도 합니다. 상수리 나무 아래에는 다람쥐가 가져가고 남은 도토리 뚜껑이 즐비합니다. 손가락 끝에 도토리 뚜껑을 올려놓고 손가락 인형의 다양한 헤어스타일 만들어 봅니다. 옆에 차도 없고, 아이들을 유혹하는 과자나 음료수 가게도 없으니 오직 자연만이 아이들의 친구입니다.

자연이 아이들을 잘 돌봐주니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가을 햇살 아래 천천히 걷습니다. 

하천 둔치에 주민들이 키우는 텃밭이 정겹습니다.

강에는 새가 날고 사과밭에서 사과를 따던 아저씨는 아이들 소리를 듣고 먹어보라며 울타리 너머로 사과를 던져주네요. 팔공산 바람과 햇살을 받아 영글은 꿀사과입니다.

어느새 절벽에 매달려 자라고 있는 측백나무 자생지에 도착했네요. 측백수림은 천연기념물 1호래요.

해설사 님께 측백수림 이야기를 듣는 동안 아이들은 오종종 모여서 어디를 쳐다보고 있을까요? 오늘 걸어온 길에서 만난 자연은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요?

측백수림 맞은편의 보호수 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올레길 걷기 행사를 마쳤습니다. 불로동까지 나올 때는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시내버스를 타고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