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터널 반대 '25만4천배' 이어가요"

◇ 지난 4월 28일 앞산 달비골에서 열린 '앞산 살림 범종교인 촛불문화제'...참가자들이 생명.평화를 기원하며 '100배'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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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절박한 심정으로 대구시민 1/10만큼"..'앞산살리기 편지'도 띄워 >

지역 환경단체가 '앞산터널'에 반대하는 뜻으로 대구시민 10분의 1에 해당하는 '25만4천배'를 이어가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1일 대구백화점과 대구시청, 앞산 달비골에서 '앞산터널 반대 25만4천배 이어가기'를 시작해, 앞으로 두달동안 매일 이 곳에 자리를 펴고 이 뜻에 동의하는 시민 누구나 원하는만큼 '절'을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25만4천배'는 대구시민 254만여명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로, 두달동안 이 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하루 4천번 꼴로 절을 해야 한다. 한명이 수십번 절을 한다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창식 운영위원장은 "시민.환경단체와 종교계가 아무리 반대해도 대구시는 앞산터널에 대한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면서 "앞산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25만4천배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굳이 '절'을 하는 이유는 앞산을 지키지 못한 우리 스스로를 성찰하자는 뜻"이라면서 "장애나 종교적 이유로 절을 하기 어려운 사람은 고개를 숙이는 '목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앞산터널'에 대한 문제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11일부터 대구백화점 앞에서 주로 하되, 이 곳에 집회신고가 되지 않는 날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25만4천배'를 이어가며 시민들이 절하는 수를 헤아려 매일 그 상황을 언론 등에 알리기로 했다.

첫날인 11일에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대구백화점 앞에서, 12일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13일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화합의 광장입구에서 같은 시간이 열린다.

또, '앞산터널'에 반대하며 지난 3월부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달비골'에서도 '절하기'를 같이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26일 '앞산터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5.31지방선거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또, 문창식 위원장은 지난 4월 말부터 개인 이메일을 통해 시민들에게 편지도 띄우고 있다.

문 위원장은 '앞산 살리기 소식'이란 이름으로 어제(5.8)까지 다섯 번의 편지를 썼는데, 앞산의 유래와 자연환경, 앞산터널의 문제, 반대운동의 진행 상황을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

'앞산터널'로 불리는 대구4차순환도로 사업은,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에서 수성구 범물동 관계삼거리 10.5㎞를 잇는 도로를 내기 위해 앞산을 관통하는 길이 4.45㎞, 왕복 6차선 규모의 터널을 뚫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조해녕 대구시장이 임기가 끝나는 6월 전에 앞산 터널 공사를 착공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면서 시민단체와 지역주민, 종교계 등으로 반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28일에는 앞산 달비골에서 '앞산 살림 범종교인 촛불문화제'가 열렸고, 대구경실련은 이 사업의 절차와 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대구시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또,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잘못된 환경영향평가'와 '앞산환경 훼손', '비싼 도로 이용료', '비효율적인 민간투자사업' 등을 이유로, 지난 해 9월부터 '앞산터널 반대 범시민투쟁본부'를 꾸려 이 사업의 반대운동을 펴왔으며, 상인.대곡.파동 주민들은 지난 3월 23일부터 달비골 들머리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