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 ) 강진만 갯벌에서 게를 잡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사진 아래 ) 운동장에 누워 별자리를 관찰.



  <7모둠 은아 선생님의 활동후기>

저는 저학년 아이들이 있는 7모둠을 맡게 되었지요.
우리 모둠의 이름은 일곱빛깔무지개였는데- 너무 긴~ 관계로다가 무지개로 줄였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모둠들 이름도 길더라며-;;
흠흠-;; 어쩌지-_-;; 그래도 그냥 무지개로 했고요.
일학년 아이들 둘이 못 오게 되서 이번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4명뿐이었어요.
이렇게 적은 수의 아이들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ㅋ

남해에 도착하여 모둠 발표 후 칠게방을 배정받고, 점심 도시락을 먹었어요.
다들 배가 고파서 밥부터 먹기로 했지요. 밥 먹는 내내 저 혼자 종알종알 대면서 아이들의 분위기를 살폈어요. 지민이는 조용히 밥만 먹고, 보경이는 살짝 앵김파여서 "선생님, 저는요~ 우리 삼촌은요~" 이러면서 얘기하길 좋아했고, 재웅이도 열심히 밥 먹으며 얘기하고, 정락이는 밥이 쉬었다며 이미 쉬어버린 목으로 열심히 얘기했어요. 전체적으로 조잘대는 분위기.

밥을 먹고나서 서로 자기 소개를 하고 이름표를 만들고 모둠 이름을 정하고 규칙까지 정했지요. 아, 모둠장도 정했고요. 그런데 처음에는 지민이를 뺀 나머지 셋이 다들 모둠장을 하겠다고 하는거예요. 급 당황-;; 그래서 그랬죠. 모둠장은 모둠가방도 들어야하고 아이들도 챙겨야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해야한다고, 그래도 할 사람? 그래도 서로 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다가 학년이 한 학년 아래인 재웅이가 안하겠다고 양보했고, 보경이가 부모둠장을 하기로 양보하고 모둠장은 정락이가 되었어요. 아이들이 모둠장에 집착을 하는 이런 현상.;;

갯벌에서는 정신이 없었죠. 다들 신이 나서 이것저것 본다고 멀리멀리 떨어지더라구요. 특히, 우리 정락이의 호기심이란;; 그래도 여자아이들은 저와 함께 다녔는데 남자아이들은 그냥 방임해 둘 수 밖에 없었어요.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뭐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서로 다른 호기심을 억누르고 제가 이끄는 대로만 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니까. 저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보호해주었다고나 할까요?ㅋ

저녁을 먹고서 즐거운 모둠시간! 제가 좋아하는 이면지공책을 만드는 시간!
한지가 있어서 더욱 빛났던 공책이었고요- 아이들 모두가 6기 때 만들어봐서 그런지, 저학년인데도 불구하고 다들 잘 만들더군요.
그리고나서 체육대회, 별보는 시간. 정락이의 망원경 때문에 다른 모둠에 피해를 준 거 같아 미안하네요. 우리 모둠에서는 한 번씩 망원경으로 보았었는데 결국 뭐, 망원경으로 보는 거보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이 낫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돗자리 위에 누워 별보기 했어요.
별자리 아는 것도 얘기해보고, 내 맘대로 별자리도 만들어보고요.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제가 너무 좋아버려서 한참을 누워서 별을 바라보았답니다^-^
오래 있다 보니 추워져서 방으로 들어왔고, 포도를 맛나게 먹은 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여섯시.
쿵쿵 거리는 소리에 놀라 깨었는데 알고보니, 아이들이 깨서 돌아다니는 소리였어요ㅠ
으아- 난 3시에 잤단말야ㅠ 잠결에 희정쌤이 아이들에게 밖에 나가 놀으라고 했는데, 그 얘기를 기다렸다는 듯, 남자아이들은 밖으로나가 놀더라고요. 대단한 체력의 아이들ㅠ 아아- 역시 젊음이 좋다면서-

저수지까지 산책을 가는데 아이들이 배고픈데 올라가야 하는 것이 힘들다며 살짝 불평.ㅠ
산책을 다녀왔는데도 아침 식사 시간이 안 되어, 모둠시간을 갖게 되었지요.
활동지를 채워 넣었습니다. 골든벨 이야기도 하면서 관심을 집중시켰고요. 역시나 갯벌도감을 가져온 정락이는 활동지도 착착 채워나가더군요. 흐뭇^^ 다른 아이들도 정락이의 기운을 받아 짧은 시간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배가 고프다던 아이들이 밥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활동지를 놓지 않아서 밥 먹고 와서 하자며 타일렀을 정도.

밥 먹고 나서는 남은 활동지를 채우고 활동지에 없는 갯벌에서 본 생물들도 쓰고, 갯벌에서 느낀점도 썼지요. 다른 아이들은 느낀점을 쓰고 도장을 찍어 주자마자 밖에 나가 놀고 오겠다며 밖으로 나갔고, 정락이만은 갯벌도감을 들고서 골든벨 준비를 했지요. 정락이의 열정이란 대단했어요!

드디어 골든벨시간. 그린골든벨! 우리의 기대주 정락이는 거의 끝까지 살아남았었는데, 이락사 문제에서 아쉽게 탈락했어요. 탈락하는 정락이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는데 다행히도 상품을 받아서 그런지 정락이는 평정을 되찾았지요. 휴~
모둠으로 돌아와서는 일부러 골든벨 이야기는 안하고, 바로 짐정리를 시켰어요. 정락이는 나중에 조용히 칭찬해줬고요.

이락사는 끝까지 안 가고 중간에서 고구마를 먹으며 쉬다가 내려왔어요. 다른 모둠이 없는 조용한 숲 속에서 모두들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듣기를 하면서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