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과 황강이 합류하는 지점 전경 ⓒ 생명의강연구단>


 

생명의 강 연구단 2일 차 조사 결과 

- 수질 및 토양 상태 대체로 양호, 수질 및 하천 관리 개선해야

- 정부의 낙동강 수량 측정 자료 신뢰성 의심 



1. 낙동강, 아직까지는 살아있다

생명의 강 연구단은 낙동강 현장조사 둘째 날 낙동강 하구 상류 67km 지점인 창원시 본포나루터에서 152km 지점인 경북 고령군 고령교까지 조사 및 관측했다. 본포에서 창녕 남지까지는 배를 이용해 조사했으며, 이후 차량을 통해 이동하며 관측을 진행했다. 총 9개 지점에서 유속, 수심, 하상 저질 토양오염 현황, 용존산소 등을 측정했다(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는 실험실분석 예정). 겨울철 갈조류의 번식에 따라 낙동강은 갈색을 띄고 있어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를 주었으나, 용존산소 측정결과 13~15ppm으로 양호한 상태였다. 바닥토양의 상태도 대체로 양호했으나 고령교 구간에서 오염이 의심되는 뻘이 확인됐다. 또한 남지 구간과 황강 합류부인 등림 구간에서는 낙동강의 본래 형태인 발달된 모래톱을 볼 수 있었고, 원형이 보전된 하안단구도 확인할 수 있었다.


2. 낙동강 수량 용수공급에는 무리 없어

낙동강 하구로부터 111km 지점에 위치한 토평천 합류지점의 유량은 초당 약 40톤(40㎥/s) 정도의 물이 흐르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는 하루 약 350만 톤의 물이 토평천 합류부를 통과하는 양에 해당하며, 하루에 약 천만 명이 먹을 수 있는 물의 양이기도 하다. 갈수기임을 감안한다면 부족한 수량이 아니다. 또한 하천법에 근거한 법정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1년도에 낙동강에서는 연간 11,000,000톤의 물이 남는다는 내용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4대강 살리기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가뭄을 근원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낙동강의 경우 적절하지 않으며,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한편 현장관측을 진행하면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낙동강홍수통제소의 유량 관측 자료(관측지점: 낙동강 적포교와 진동)는 다음과 같다. 관측한 시점은 2009년 2월 26일 15:10으로, 생명의 강 연구단이 현장에서 유량을 관측하고 있는 시점과 대략 일치한다.


관측소명

하구에서 거리

관측 유량

비고

적포교

약 113km

62㎥/s

황강합류부 하류에 위치함

진동

약  84km

47㎥/s

남강합류부 하류에 위치함

<낙동강 적포교와 진동 유량자료>

(자료 : 낙동강홍수통제소 홈페이지)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적포교 지점은 진동지점 보다 약 30km 상류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류지역이 상류지역 보다 유량이 많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공식자료는 상류지역에서 유량이 더 많게 관측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적포교를 통과한 물이 남강에서 흘러드는 물과 합쳐서 진동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유량 관측자료는 심각하게 신뢰성을 상실하고 있다. 

  하천의 수량 등 하천에 관하여 신뢰성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국가하천정책 수립의 기본이다. 낙동강에 흐르고 있는 물의 양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가 ‘낙동강은 물이 없고, 죽었다’고 평가한 점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의문을 더하게 한다.


  



    <낙동강 본류 둔치의 농작물 경작 ⓒ시민환경연구소>


 

3. 하천부지 관리 부실, 수질오염 요인 곳곳 방치

조사팀은 하천 부지 내에 버려진 침대, 카펫, 비닐, 페인트 등의 각종 폐기물과 소각 흔적 등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낙동강의 주요 오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고, 홍수 시 하천으로 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 흔적이나 주민들의 개선 노력을 찾기는 어려웠다.

또한 제외지(하천 둔치)에서는 마늘, 양파 등의 밭농사는 물론 롤잔디와 비닐하우스 등 광범위한 농업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이에 따른 수질오염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오염저감 시설이나 대책을 발견할 수 없었다. 

20여 곳의 골재 채취장도 있었는데, 날씨 등의 이유로 가동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들 시설 중에서도 탁수 관리를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으며, 시설운영에 대한 소개나 신고 절차를 게시해 놓은 곳도 없었다. 

또한 낙동강은 한강의 관리 상태와 비교해서도 심하게 낙후된 상황으로, 유역환경청과 지자체의 부실한 관리를 인식케 했다. 예를 들어 한강의 최대 상수원인 팔당호의 경우, 상수원보호 특별대책1권역, 특별대책 2권역, 특정유해물질 배출업소 입지 규제, 수변구역, 자연보호권역 등의 제도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질이 관리되고 있음에 비해, 낙동강은 상수원보호구역과 오염총량제만 의지하고 있다. 수질 관리를 위한 진지하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4. 제방위주 치수정책 개선필요 

조사팀은 곳곳에서 제방 공사를 확인했고, 신축 또는 증축 중인 배수장을 다수 파악할 수 있었다. 반면 낙동강 치수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이었던 천변저류지 등에 대한 준비는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정부의 치수정책은 제방 증축을 통한 홍수배제라는 전통적 관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홍수량을 오로지 저수로에서만 분담케 하는 것은 하도에 과도한 부담을 줄 뿐 만아니라, 완만한 경사 탓에 홍수 배제가 쉽지 않은 낙동강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화된 하천 환경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정화능력을 저하시키는 등의 부정적 영향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의 추진에 앞서 제방위주 치수정책에서 벗어나 천변저류지 등의 친환경적 대책 우선 도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