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살인진압 규탄, MB악법 저지, 이명박 정권 심판 시민대회>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 년이 되는 날, 국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최악의 실업난, 최악의 경제난이 서민들의 삶을 덮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벼랑 앞으로 내몰리고 있다. 민주주의는 끝도 없이 후퇴하고 국회는 대통령의 시녀 역할을 자임하며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는 작금의 현실 앞에, 대구 시민들도 한일극장 앞에서 바람을 맞으며 거리에 앉았다.




 함철호 의장은 정치연설에서 부자들의 맺힌 한을 풀어주는 데는 온 힘을 쓰면서, 철거민들과 청년노동자들, 도시 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이명박 정권을 마을 이장 수준도 못되는 정부라면서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동성로를 지나는 시민들도 더 이상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끝도 없이 밀어붙이고, 반환경 정책을 녹색 성장정책이라고 호도하는 대통령의 후안무치한 행태 앞에서는 한나랑 당 지지성향을 보여왔던 대구시민들도 분노를 드러내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묻고 또 되물었다. 누군가는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 시킨 대구시민들을 비난하고, 누군가는 한나라당을 욕하기도 했지만, 결국 역사의 수레바퀴를 밀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닌가? 지금 우리끼리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역사의 수레바퀴는 되돌릴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지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수레바퀴를 잘못 밀어나가다 보면 가장 약한 이부터 그 바퀴에 깔려 죽어나간다는 사실이다. 그 죽음이 나는 아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 엇나간 수레바퀴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도 기억하자.


 저녁이 될 수록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쳤지만 시민들의 하나 된 목소리는 오래도록 동성로를 메웠다. 춥고 답답하지만 연대의 온기만은 넘치도록 가득한 밤이었다.


정리: 차정옥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