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그 현장에 다녀오다.

 

김경열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구담보

  구담보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전체적으로 상태가 좋지않았다. 보 위로 흐르는 물이 일정하지 않았고, 보 밑 물받이공에는 진행 중인 금이 여러개 있었다. 믿기지 않았지만 구멍이 난 듯 보 구조물 한 가운데로 흐르는 물줄기도 있었다. 물받이공에 일정한 간격으로 뚫어놓은 구멍들은 파이핑현상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이런 현상들은 이르면 수년 내에 보가 자연스럽게 붕괴하리라는 느낌을 주었다. 주차장 구석에 한 그루 남은 팽나무만이 홀로 옛 하천 생태계의 흔적을 잇고 있었다.

*파이핑현상 : 구조물에 막힌 물이 구조물 주변으로 스며들고 흐르면서 마침내 구조물 너머로 뚫고 나오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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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의 불균형으로 흐르는는 물의 양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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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밑 물받이공에 균열이 진행 중(균열이 이끼에 덮이지 않음)이다.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구담보의 상태를 보고 “보 위로 흐르는 물의 양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설계상의 문제이거나 보의 일부가 주저앉았을 수 있다.”며 "보 밑의 물받이공에 진행 중인(이끼로 덮이지 않은) 금도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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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줄기로 보아 구멍이 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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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핑현상을 은폐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일정간격의 구멍들, 물이 솟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구담보에 고인 물은 녹빛을 띠고 부유물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구담보는 수질뿐만 아니라 주변 생태계도 변화시키고 있었다. 제방 위로 얇게 덮어놓은 흙들을 바람에 듬성듬성 떨어져나가있고, 하천 생태계파괴의 지표식물인 겹달맞이꽃이 넓게 자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전시성 사업으로 심어둔 단풍나무들은 대게 죽어서 가지들이 뚝뚝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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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담보 안에 고인 물, 녹색빛이 돌고 부유물들이 떠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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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 위로 덮어놓은 흙들이 떨어져 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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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담보 주변으로 넓게 퍼진 겹달맞이꽃

 

 계명대학교 생물학과 김종원 부교수는 "겹달맞이꽃은 북미에서 유입된 종으로 아카시아와 마찬가지로 인공적으로 가공된 하천변 건조지역에 자생한다."며 "하천주변 생태계파괴의 지표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차장의 팽나무를 보고 "팽나무는 자연 하천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나무"라며 "생물학자들은 저런 지표로 옛 자연상태의 하천생태계를 연구한다. 저 나무도 옛 당산나무 였을 것이다. 아니면 베어졌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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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 죽어가는 단풍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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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구석에 홀로 남은 팽나무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