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오후 3시 대구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가정 내 불용의약품의 올바른 폐기와 수거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9월에 대구환경운동연합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함께 약국에 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용의약품 폐기실태를 조사한 결과 많은 시민들은 불용의약품이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땅히 버릴 곳이 없어 쓰레기 봉투나 하수구, 변기 등에 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한송희 약사가 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대 생명과학과 유병제 교수의 '불용 및 폐의약품의 생물학적 의미와 올바른 처리방법'이라는 주제발제를 했다.  '독약과 보약은 양의 차이지, 질의 차이가 아니다'며 불용의약품이라고 하더라도 생물학적 활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 같은 의약품들이 토양이나 하천에 버려졌을 때 미생물의 성장억제 및 생태계 변화 등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특정기관이 이를 수거하여 고온살균이나 고온소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창식 간디교육센터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가한 유규하 대구시 의회 부의장, 안경숙 닥터안 자연사랑연구소 소장도 불용의약품 수거 사업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 사업을 통해 약물 오남용 문제도 함께 고민하고, 시민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으로 시민참여 행사 때 불용의약품 수거 캠페인을 함께 진행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 고도현 간사가 서울에서 진행한 가정 내 폐의약품 수거 캠페인 사례발표를 했다. 2006년부터 환경운동연합이 대한의사협회, 서울시 약사회와 함께 불용의약품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수거한 폐의약품을 종류별로 분류한 결과 이 중 하천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피임약을 포함한 호르몬제와 항생제, 항암제가 일부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08년 환경부는 서울시 전역에서 가정 내 폐의약품 수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2월 초 연내 평가를 통해 내년에 전국적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고도현 간사는 대구시민들이 '페놀사건' 등으로 물 관련한 문제에 예민한 상황인 만큼, 대구시가 광역시 최초로 가정 내 불용의약품 수거 사업을 시작하는 모범을 보이면 좋겠다고 주문하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