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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2005. 7. 13)

대구시는 수창공원을 250만 대구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라!

        대구광역시가 KT&G와 수창공원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11일 체결했다.  대구광역시는 “수창공원 및 주변개발 추진계획”에서 “1999년 제7차 도시계획 재정비시에 결정된 수창공원은 대부분(94%) KT&G 소유부지로서 연초제초장의 폐창으로 주변이 슬럼화 되어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나 우리시의 재정 형편상 공원조성이 장기간 불투명하고 집단적인 주민들의 공원해제 및 주변개발요구 진정이 있는 상태”이고 “KT&G로부터 수창공원 주변 개발관련 도시 관리계획 변경결정 제안이 있어 이에 대한 형평성 있는 검토로 침체된 주변여건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 위하여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업이 계획처럼 추진된다면 전체 공원 면적의 약 69.5%인 7,700여 평이 중심상업지역으로 해제되고, 그 자리에 지상 54~57층, 지하 5층의 거대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 대가로 대구시는 KT&G로부터 1,200평의 노인복지시설과 공원으로 조성된 4,282평을 기부 채납 받는다고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대구시민을 위한 공원 약 12,000평이 KT&G가 지어 분양하는 주상복합건물로 바뀐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연합은 이러한 발상이 너무나 근시안적이고 편의적이라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특정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특혜로 밖에 볼 수 없는 이 사업을 대구시는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대구시가 그동안 기울인 도심 녹지 확보와 공원조성 노력에 일정부분 긍정적인 평가한다.  최근까지도 대구시는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하면 먼저 떠오르는 '더위'와 '삭막함'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지난 96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400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 면적이 95년 100.73 ㎢에서 2000년에는 138.29 ㎢로 5년 사이에 37.3%나 늘어나 여름하면 가장 더운 도시에서 벗어나 쾌적한 대구로 다시 태어났다고 했다.  그 결과 1인당 가로수 확보율이 대도시 상위권이며, 전국에서 제일 더운 도시라는 오명도 벗었다고 자찬했다.  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도심의 조경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만은 사실이다.
        한편 대구광역시는 그동안 국채보상공원, 경상감영공원, 2.28기념 중앙공원 등을 조성함으로써 부족한 도심녹지와 공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다.  이러한 사업도 대구시의 적극적인 홍보 노력으로 담장 허물기 사업과 함께 타 지역에 모범적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대구시는 그나마 어렵게 확보한 공원부지 마저 민원과 재정을 이유로 공원조성계획을 포기하고 있다.  일관성 없는 행정, 단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이루고자 하는 성과중심의 행정, 무책임한 행정일 뿐이다.  

        한편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미국 뉴욕 한복판의 센트럴파크,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 일본 동경의 우에노 공원, 프랑스 파리 세느 강변에 흩어진 크고 작은 공원 등 소위 선진국이라 칭송해 마지않는 국가들의 대 도시마다 도심에는 나무가 울창한 공원이 자리 잡는다.  더구나 시민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투리 녹지공원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페스탈로치 동상이 선 스위스 쭈리히의 작은 공원에는 과거 페스탈로치처럼 삼삼오오 둘러앉아 샌드위치 먹는 시민들로 다정다감한 모습이 있다.  이것은 250만 대구시민이 기대하는 미래의 대구 도심 모습이다.  

        이것은 인간답게 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이다.  도심의 값비싼 금싸라기 땅이라도 대형건물을 지어 지방 재정을 확보하려고 하기보다는 재개발하려는 지역의 자투리땅이라도 나무를 심어 녹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물며 이미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야 더 말 할 나위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공원마저 해제하여 특정기업의 이윤을 보장해 주고 그 대가로 개발 이익의 극히 일부분을 기부 채납 받게 되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는 250만 대구시민에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구환경연합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대구시는 KT&G와 맺은 수창공원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즉각 취소하라!
2. 대구시는 수창공원을 대구도심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
3. 대구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사회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하라!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송필경 /  최병두 / 허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