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지금은 기후 비상사태! 대구시는 더 적극적으로 탄소감축 실행하라!

 

오늘은 52번째 지구의 날이다. 날이 갈수록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대구 역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절기로는 봄인데 기온이 28도를 넘는 날도 있다. 여름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봄이다. 2020년 환경부에서 발표한 최근 50년간 전국 폭염일수 조사를 보면 대구의 폭염일수는 29일로 전국 1등 수준이다. 대구의 폭염일수 증가는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위험신호다.

 

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이내에 사라진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들어본 일이 있는가? 꿀벌 폐사의 원인은 이상기후로 인한 바이러스 발생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다. 먼 나라의 이야기로 알았던 꿀벌 폐사가 올봄 대구 지역 양봉농가에서 일어났다. 전체의 38.3%141호 양봉농가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를 겪은 것이다. 수성구의 경우 피해율이 82%에 달한다고 한다.

 

폭염일수 증가 외에 또 다른 기후 위기의 징후가 우리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 지구온난화혹은 기후변화라고 부르던 것을 기후위기로 바꾸어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운동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는 20206월과 7, “2050 탄소중립을 떠들썩하게 선언했다. 중앙정부보다 더 빠른 선언이었다. 202112월에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2050 탄소중립 전략까지 발표했다. 2030년까지 산업 부문을 포함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45%, 2040년까지 70%를 감축하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계획이었다. 2020년 발표한 대구시 2030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과 비교하면 1.5배 강화된 수준이다.

 

탄소 감축 목표를 높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탄소 감축을 위한 적극적이고 과감한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비전과 목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 집행이 없는 것이다. 종이에 쓴 숫자로는 대구시가 목표하는 45% 감축, 절대 불가능하다. 대구시가 말하는 탄소중립 전략은 과거와 이름만 다를 뿐 여전히 성장주의·개발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대단위의 산업육성과 화려한 토건 계획들만 즐비하다.

 

권영진 시장 임기가 시작된 20147월부터 20215월까지 50건의 재건축·재개발 인가가 나면서 대구는 지금 거대한 공사판이 되었다. 2030년까지 재건축·재개발이 예정된 곳만 60개나 된다. 이에 비해 에너지·교통·산업 부문의 탄소 감축 계획은 너무나 소극적이다.

 

2030년까지 이제 8년 남짓 남았다. 이런 정책으로 어떻게 2018년 대비 45%의 탄소 감축을 이룰 수 있겠는가! 재건축·재개발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에게 탄소중립 정책에 동참해달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구의 에너지 취약계층은 여름에는 폭염(暴炎)으로 겨울에는 혹한(酷寒)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정책이 아니라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 보급에 나서는 것이 진정한 탄소중립 정책이다.

 

교통부문의 탄소중립 정책을 보면 전기차 보급이 전부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줄여도 전기차가 그와 같은 수로 늘어난다면 이것은 탄소중립 정책이 아니다. 전기는 여전히 화석연료와 핵연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려면 자동차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인이 일정한 속도로 자전거를 탈 때 한 번도 신호를 받지 않고 30분 안에 대구 중심가로 이동할 수 있는 삶을 상상해보자. 교통정책을 자전거 중심으로 설계하고 도로를 개편하면 가능한 일이다. 국민 행복 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탄소중립으로 인한 산업구조 개편이 이루어지면 특정 산업의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 탄소중립 정책에는 이런 노동자를 위한 직업 재교육 및 생계비용까지 마련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의로운 산업전환이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화려한 선포식은 이제 그만하자. 시민은 들러리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아니다. 대구시가 정말 시민과 함께 하는 탄소중립도시를 만들고 싶다면 시민의 요구와 목소리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들어 예산과 인력을 배정하라!

 

- 우리의 요구 -

 

-  대구시 · 대구시의회는 탄소중립 선언은 그만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라!

-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5% 탄소 감축 목표를 위한 이행계획을 발표하라!

-  재건축·재개발 중단하고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 보급에 나서라!

-  자동차 대신 무동력 생태교통 자전거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개편하라!

-  산업전환으로 실직하게 될 노동자를 위한 직무재교육·생계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  시민을 들러리로 세우지 말고 시민의 요구와 목소리를 들어라!

 

2022422일 지구의 날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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