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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일

성명서 (총 3매)


카약탐사를 통해 본 낙동강의 두 얼굴

죽어가는 낙동강과 되살아나는 낙동강,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낙동강 흰수마자, 나는 살고 싶다


지난 8월 24일 ~ 26일 3일간 환경운동연합과 오마이뉴스는 낙동강 카약탐사 활동을 진행했다. 일명 ‘낙동에 살어리랏다’라는 이 탐사 활동은 4대강사업으로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는 낙동강의 모습과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되어 되살아나고 있는 낙동강의 모습을 집중 조망했다. 그것은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과 흐름이 있는 낙동강의 죽음과 삶 같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되찾아야 할 모습은 죽어가고 있는 낙동강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낙동강의 모습이었다. 강은 그 흐름만 되찾아준다면 서서히 회복되어 옛 모습으로 회복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탐사팀은 특별히 시민들의 성금으로 제작된 두 대의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 곳곳을 누볐다. 금강지킴이 김종술과 낙동강지킴이 정수근이 바로 그들로 두 명의 강 지킴이는 의기투합해 낙동강의 실상을 투명카약에 몸을 싣고 상세히 전해왔다.


이들이 맨처음 찾은 곳은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로 낙동강에서 가장 유속이 느린 곳 중의 하나로 매년 낙동강 중부권에서 녹조가 가장 심하게 피는 곳이다. 두 명의 강 지킴이가 도착한 24일 아침에도 짙은 녹조가 강 한가운데까지 피었고, 역한 냄새가 올라올 정도로 강은 썩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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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핀 짙은 녹조. 그 위에서 현수막 시위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그 강물 위를 두 대의 카약이 질주하며 현수막을 펼친다. 그 위에는 4대강 공사로 사라진,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 1급에 해당하는 흰수마자가 “나는 살고 싶다” 외치며 유유히 헤엄쳐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다. 이처럼 4대강사업은 물고기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용서받지 못할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흐름만 있으면 되살아나는 낙동강


탐사팀이 찾은 또다른 특별한 곳은 구미보 아래서 낙동강과 감천이 만나는 합수부로, 이곳은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거의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물론 감천의 역행침식이란 아픔을 동반한 회복이지만, 강은 스스로 동적 평형을 이루려하고 있다는 눈물겨운 아름다움의 현장이기도 하다.


4대강사업으로 6미터 깊이로 준설된 이곳에 감천의 역행침식 현상으로 다시 모래가 쏠려들어와 거의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온 곳이다. 결과적으로 헛준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곳으로 강의 힘은 놀라울 정도로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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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보 아래 낙동강의 되돌아온 모래톱. 오마이뉴스 


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강의 흐름만 되찾을 수 있다면, 강이 회복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니 어서 저 4대강 보의 수문부터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강이 살고, 그 안의 생명이 살고 결국 우리 인간이 산다”라고 말했다.


곡학아세 4대강 일등공신들, 행복하신가?


탐사팀은 이곳에서도 특별한 의식을 거행했다. MB가 4대강사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이들은 학자들이다. 그들의 곡학아세 덕분에 MB는 만 2년 만에 일사천리로 4대강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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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학아세 4대강 일등공신들 고발 퍼포먼스. 오마이뉴스



“곡학아세 4대강 일등공신들 인하대 교수 심명필, 이화여대 교수 박석순, 경원대 교수 차윤정, 위스콘신대학 교수 박재광, 당신들은 행복하십니까?”라고 씌여진 현수막을 펼치고 모래가 되돌아온 강을 걸었다. 헛준설한 강이자, 되살아난 낙동강에서 그들을 대자연의 이름으로 고발한 것이다.


탐사팀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낙동강 제1경 경천대다. 상주시의 상징이기도 한 경천대의 모습은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까? 드넓은 모래톱과 회상들 그리고 강물이 조화를 이룬 모습은 한폭의 한국화를 연상시키는 풍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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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전의 경천대. 2009년 9월.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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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후인 2015년의 경천대. 


그런데 4대강사업은 경천대의 진면목을 앗아가버렸다. 모래톱을 싹 걷어내고 상주보로 강물을 가두자 경천대는 경천호수로 바뀌었다. 모래톱과 강물의 흐름이 완전히 사라진 경천대. 수상레포츠족을 위한 한쪽에 이질적으로 서 있는 선착장은 화룡점정이다.


탐사팀이 마지막으로 찾은 특별한 곳은 700리 낙동강의 최상류로, 삼강주막으로 유명한 삼강(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일대 낙동강인 삼강아래 낙동강변에 와 섰다. 삼강 전망대라 명명된 곳에 서보면 낙동강 제1경 경천대가 떠오르고, 내성천의 제1경인 회룡포의 모습도 겹쳐 떠오른다. 이곳 역시 일부 준설공사를 벌였지만, 자연의 위대한 힘은 이곳의 과거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복원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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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 전망대에서 본 낙동강. 낙동강의 이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낙동강은 그 흐름만 되살아난다면 얼마든지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것이 이번 낙동강 카약탐사의 귀중한 성과라면 성과다. 막혀 죽어가는 강을 원하는가, 펄펄 살아 흐르는 강을 원하는가? 후자라면 하루빨리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낙동강은 죽는다. 더 늦기 전에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2015년 9월 1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 010-2802-0776, apsan@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