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다’, ‘산을 넘다’, ‘산을 타다’,
‘산이 높다’, ‘산이 가파르다’…….

사람들은 산을 갖가지 동사, 형용사와 엮어서 그 존재를 표현합니다.


여기 산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단지, 산을 ‘오르고’, ‘넘고’, ‘타는’ 것만이 아니라
산을 ‘아끼고’, ‘사랑하고’, ‘가꾸어’ 함께 하려는 이들입니다..


‘산사랑’은 푸른 마음으로 산을 오릅니다. 산을 오르면서 환경을 생각합니다.

등산을 통해 산이 가르쳐주는 지혜를 배웁니다.


산은 양지바른 쪽에 사람을 묻고

높은 꼭대기에 신을 뫼신다.


산은 사람들과 친하고 싶어서

기슭을 끌고 마을에 들어오다가도

사람 사는 꼴이 어수선하면

달팽이처럼 대가리를 들고 슬슬 기어서

도로 험한 봉우리로 올라간다.


산은 나무를 기르는 법으로

벼랑에 오르지 못하는 법으로

사람을 다스린다.


산은 울적하면 솟아서 봉우리가 되고

물소리를 듣고 싶으면 내려와 깊은 계곡이 된다.


                                                  - 김광섭 <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