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박재삼 시인의 아득하면 되리라마지막 연은 갈증에 겨워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달게 마셨던 원효가 생각납니다. 2015년 여러분은 어떤 목마름으로 한 해를 견디셨나요?

 

회원 여러분과 함께 책과 영화를 통해 세상과 삶을 읽고자했던 소모임 <문화 공감>은 저마다의 갈증을 수다라는 형식으로 풀어보려 했습니다. 어떤 때 우리의 수다는 더욱 깊은 조갈증을 앓게 했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읽었던 책, 함께 보았던 영화에서 우리는 지금 여기의 갈증 때문에 조갈증이 깊어지더라도 함께무엇을 나눌 수밖에없음을 깨닫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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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시인)

 

저무는 해를 잡지 못하기에 다시 뜨는 해를 기꺼운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김선우 작가의 소설<발원>을 읽고 토론합니다. ‘역사란 자기 인식에 이르는 길을 안내해주고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절대적인 생명줄이라고 페미니스트 역사가 거다 러너가 말했습니다. ‘신라라는 먼 과거의 시공간으로 상상의 나래를 타고 떠나는 길은 원효와 요석의 이야기를 통해 201512월을 사는 우리의 삶을 살피고 시작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살기 위한 몸짓이 아닐까요?

 

이 불온(不溫)한 시대에 <발원>을 읽으며 뜨겁도록 불온(不穩)한 상상을 함께 나눠봐요~

 

● 시간: 20151215() 저녁7

● 장소: 3층 사무실

● 준비물: 발원 1,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