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랑방
마을 앞 느티나무 그늘이 없어도, 뜨끈한 아랫목이 없어도 뜻 맞고 마음 맞는 이웃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고 싶은 날, 글을 올려주세요. 무겁고, 진시하고, 반듯하고, 그럴듯한 생각들도 좋겠지만, 가볍고 즉흥적이고, 삐딱하고, 어이없는 이야기들도 좋습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들이 가슴에만 담아두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끄집어 내 놓으면 모두가 쌀이 되고, 약이 되는 이야기들이지요.
글 수 252
9월 1일 월
첫 출근이다.
행복하기 위해 선택한 길, 늘 행복하게 살자.
또, 어떻게 하면 이 조직의 회원들이 나와 더불어 행복해질까, 고민하자.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이 없다면 이토록 행복한 내 삶이, 존재할 수 없을 테니, 그들과 더불어 행복해져야 하는 것이 내 의무가 아닐까?
오전 내내 청소를 했다. 즐겁다. 내가 일하는 공간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책상을 닦다보니, 모서리가 떨어진 곳이 몇 군데 있다. 스티커가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목공 풀과, 스티커 제거제를 가져와야지.
오후에는 잡다한 업무 몇 가지를 도왔다. 자질구레 손이 가는 일이 너무 많다. 활동가들이 정신없는 까닭이 이해가 된다. 별다른 일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첫날부터 할 일이 떨어질 새가 없으니, 다행이다. 오랜만에 하는 일이라 재미있다.
컴퓨터를 다루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장간사님과 정간사님을 몇 번이나 내 자리로 왔다 갔다 하게 만들었다. 아, 미안해라. 그래도 뻔뻔해져야만 빨리 일을 배울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모두들,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도와주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고맙다. 누구에게 도움 받는 일이 참 익숙하지 않은 성격인데, 앞으로는 다른 사람의 친절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야겠다.
퇴근 길, 머리 위로 피어오르는 감정...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