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일에 걸쳐 부안의 에너지 자립 시범 마을인 등용마을에서 에너지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처음 캠프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는 에너지 자립 시범 마을이라는 것이 자체 에너지생산 설비를 갖추도록 설계된 최첨단 마을인가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런데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풍겨오는 향긋한 소똥 냄새와 개 짖는 소리는 어쩐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어 다소 의아해하면서 마을로 들어섰다. 겉으로 보기에 에너지 자립 시범 마을은 그저 평범한 시골동네 같아보였다. 하지만 우리의 숙소 위를 덮은 거대한 태양열 판은 이곳이 엄연한 에너지 자립 마을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태양열판을 달구며 에너지를 마구 생산해내고 있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등용성당 앞의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에 둘러 앉았다시민발전소 소장님께서는 등용마을의 역사와 이름에 얽힌 사연, 지형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또한 등용마을이 에너지 자립마을이 되기 까지의 사연을 설명해주셨다. 정부에서 모든 재정적 지원을 하여 조성한 마을이 아니라 조그만 시골 마을 주민들과 뜻 있는 인사들이 힘을 합쳐 이루어낸 마을이라 더욱 뜻이 깊었다. ‘핵 폐기장 반대 운동을 거치며  부안 주민들은 단순히 땅값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을 넘어, 미래의 에너지 자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험한 핵 연료 없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서도 한 마을이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을 등용마을에서 에너지 자립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면 등용마을에서는 어떻게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인지가 궁금해졌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태양열판이지만 이것만으로 한 마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충당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태양열판이라면 일반 주택 옥상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으로서 별로 특별할 것도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궁금증은  소장님을 따라 마을을 둘러보며 해소할 수 있었다. 소장님께서는 이 마을에서 어떻게 에너지가 생산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이 마을의 가장 주된 에너지원은 역시나 태양열과 태양광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천연에너지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는 나무 팰릿을 이용하여 보일러를 돌린다고 한다. 나무를 태운 열을 사용하여 방을 데우는 원리이다. 가로수에서 잘라낸 나뭇가지를 가루로 만들어 다시 뭉쳐서 나무 팰릿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게 버려지는 나뭇가지들이 나무 팰릿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어차피 버려지는 나뭇가지라면 그렇게 활용되는 것이 생산적인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난방방식이 널리 보급되다보면 멀쩡한 나무를 잘라내어 팰릿을 만들게 되어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었다.

  이 밖에 등용마을에서는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화산지대와 같이 지열이 뜨거운 나라에서는 지열을 이용하여 발전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별로 지열발전에 적합한 조건이 아니므로 우리나라에는 별로 해당사항이 없는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평범한 시골마을에서는 지열을 이용한 발전은 아니지만, 지열 시스템을 이용하여 냉난방을 할 수 있도록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풍력 발전기는 나무로 만든 것 한 대가 있는 것이 있었는데 고장이 나서 지금은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이 마을의 지열과 풍력 발전은 친환경에너지 발전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마을을 둘러보며 마을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방식을 배운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자전거발전을 통해 부안의 핵폐기장 반대운동과 관련된 영상을 보았다. 에너지 자립 마을이다 보니 에너지가 그리 풍부한 것도 아니고,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서 마을에서 에어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모두 더위에 지쳐서 선풍기 앞에 앉아 더위를 식혔다. 반면에 몸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어린 친구들은 자전거 발전기에 큰 관심을 보이며 열심히 페달을 돌려 전력을 생산해낸 덕분에 어른들은 편히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튿날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하여 바다를 콘크리트로 막아놓은 곳을 방문하였다. 소중한 생태의 보고였던 갯벌이 이제는 육지화되어 파란 풀들이 자라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을 보았다. 인간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욕심 때문에 어떻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보니 참담했다. 인간이 이렇게 파괴한 자연이 언젠간 인간에게 무서운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통해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자연을 파괴해 놓았지만 수질문제 등으로 인해 애초에 계획했던 농경지로의 활용이나 주택지, 공장지대로의 활용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방치되어있었다.

   이후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2시간가량 해수욕을 즐기며 폭염으로 인한 더위를 달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대구로 돌아왔다. 이번 에너지 캠프는 가족들이 함께 했기에 더욱 뜻 깊었다. 이번 캠프는 아이들에게는 바람직한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절약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어른들에게는 그들의 후손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에너지 자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또한 도시의 뜨거운 콘크리트 열에서 벗어나 상쾌한 시골의 공기를 만끽할 수 있었기에 올 여름 가족과 함께한 이 캠프가 더욱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대구환경운동연합 이렇게 유익한 캠프가 많이 기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