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

 

- 복효근

 

새들도 떠나고

그대가 한 그루

헐벗은 나무로 흔들리고 있을 때

나도 헐벗은 한 그루 나무로 그대 곁에 서겠다

아무도 이 눈보라 멈출 수 없고

나 또한 그대가 될 수 없어

대신 앓아줄 수 없는 지금

어쩌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눈보라를 그대와 나누어 맞는 일뿐

그러나 그것마저 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보라 그대로 하여

그대 쪽에서 불어오는 눈보라를 내가 견딘다

그리하여 언 땅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뿌리를 얽어쥐고 체온은 나누며

끝끝내 하늘을 우러러

새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

보라 어느샌가

수많은 그대와 또 수많은 나를

사람들은 숲이라 부른다

 

날마다 땅이 얼어가는 계절입니다.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우리 사회는 시간의 궤도를 벗어나서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이 겨울, 단지 낮은 기온과 찬바람 때문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불어오는 한파를 우리는 겨울 숲의 저 나무들처럼 서로의 뿌리를 얽어쥐고 체온을 나누며견뎌야 합니다.

 

사람에서 대구환경운동연합 소모임 <손펴세>도 우리의 차디찬 속을 따뜻하게 덥힐 죽 한 그릇을 나누며 역사 속으로 떠나가는 2015년을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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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절에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는 구황 음식으로 경상도 지역의 향토 음식으로 전해오는 갱시기한 사발로 시린 속을 달래며 지난 시간을 함께 돌아보아요~

 

1) 시간: 20151217일 오전 1030

2) 장소: 사무실 3

3) 준비물: 텅빈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