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늦여름 비가 추적거리는 목요일 오전, 3층 사무실에는 젊은 처자 두 분이 소모임 <손펴세> 신입 회원으로 참석하셨습니다. 20대 처자 분과 나이는 노코멘트지만 딱 봐도 젊은 대학원생 한 분, 두 분 모두 지난달과 이번 달에 신입 회원이 되신 분들입니다. 기존 회원 세 분이 합류해서 오늘은 오이, 양배추, 피망, 가지, , 양파, 버섯을 장아찌와 피클로 만들었습니다.

장아찌와 피클.jpg

 < 완성된 장아찌와 피클>


먼저 야채를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고, 잠시 숨을 돌려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한쪽에선 간장과 소금, 물을 섞은 물을 끓이고, 다른 쪽에선 야채를 썰었습니다. 장아찌와 피클 준비 작업이 끝난 후에 또띠야에 얹을 야채를 굽고 볶았습니다. 구운 버섯과 가지, 호박과 단호박 그리고 볶은 당근과 채썬 피망을 준비했습니다. 살짝 구운 또띠야 위에 토마토 케찹을 바르고, 야채 토핑과 치즈를 얹어 달군 팬에 치즈가 녹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또띠야2.jpg <또띠야 만들가>


바삭한 또띠야에 재료의 맛이 생생한 야채 토핑은 맛있다!”는 상투적인 말로는 부족했습니다. 성미정 시인은 야채를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에 비유했고, 그래서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으로 발전했습니다. 오늘 오전 사무실 탁자에 둘러 앉아 또띠야를 나눠 먹고, 야채 장아찌와 피클을 나눠 가진 소모임 <손펴세> 역시 야채로 맺은 사랑의 싹을 키우는 첫 걸음을 떼었습니다.


또띠야.jpg

<야채는 사랑을 싣고~ 야채 토핑 또띠야>

 

다음 달은 감과 쪽을 이용한 스카프 염색을 할 예정입니다. 추후 자세한 공지를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