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민관공동의 노력으로 수돗물 불신을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3월 16일 오늘은, 페놀사건이 일어난 지 15년이 되는 날이다
페놀사건은 구미공단에 입주한 두산전자가 1991년 3월 14일 무단으로 페놀원액 30톤을 낙동강으로 방류하여, 이틀 뒤인 3월 16일 다사수원지에 유입되었으며, 이 무색무취의 페놀 수돗물이 250만 대구시민에게 공급된 사상 최대의 수질오염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대구시민들은 막대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페놀 수돗물을 마신 많은 임산부들은 유산, 사산 및 기형아 출산 등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페놀사건 발생 1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과연 안전한 수돗물을 마시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대구 시민 대다수는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대구시의 주장처럼 전국 최고의 하수처리율과 고도 정수처리를 자랑하는 대구임에도  불구하고 10명중 무려 9명의 대구시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낙동강 원수 관리가 여전히 허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낙동강 중상류에 위치한 대규모 공단에서는 난분해성 유해물질을 지속적으로 방류하고 있으며, 낙동강 유역 지자체는 호시탐탐 낙동강에 무분별한 개발 사업을 위해 삽질을 하려한다.
특히, 2004년 6월 매곡정수장과 두류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되어 환경부와 대구시가 대책을 세우느라 부산을 떨었지만 지금도 버젓이 이 물질이 수돗물에서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는 등 낙동강 원수는 끊임없이 위협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 수립과 더불어 수돗물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보다 다각적인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민과 관이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수돗물 불신의 원인을 찾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을 대구시에 제안한다.

페놀사건을 기억하는 것은 민, 관 공히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 사건이 과거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스며 있기 때문이다.  
운동회를 마친 어린이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그날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페놀사건을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3월 16일

대구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