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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명분 쌓기 원탁회의, 팔공산 구름다리 삽질 멈추라!

- 구름다리 애물단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

 

 

대구광역시가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탁회의 결과를 빌미로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강행하려고 한다. 2017년에 200만 명인 동화사+케이블카 관광객이 2020년에는 400만 명, 2021년에는 5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의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부풀리고, 추진과정에서 시민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등의 핑계로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대구시가 반쪽짜리원탁회의를 구름다리 건설의 명분으로 삼는 민망한 일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가 팔공산 신림봉낙타봉 구간에 설치하려는 320m짜리 구름다리는 새로운 경관 조망과는 관련없는 쓸모없는 장식품이자, 신림봉과 낙타봉에서의 조망을 방해하는 새로운 장애물에 불과하다. 등산객이 아닌 시민과 관광객은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접근조차 힘든 곳이라, 케이블카 왕복요금인 11,000원의 입장료를 내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시설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180억 원의 세금을 낭비하고 헛되게 쓰는 무모한 삽질에 불과하다.

 

팔공산 신림봉낙타봉 구간은 대구시가 조성한 냉골 삼림욕장이 있는 곳이다. 신림봉과 낙타봉은 동봉, 비로봉, 서봉 등 팔공산 정상부와 바로 이어지는 팔공산의 핵심구역이다. 1500년 동안 팔공산을 지켜온 대한불교 조계종 팔공총림인 동화사와 석우, 효봉, 성철스님 등 위대한 선승이 오도했던 성지로 팔공산을 대표하는 참선도량 금당선원의 수행환경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자연환경과 경관, 동화사와 금당선원의 수행환경을 최대한 보전하고 복원해야 하는 지역인 것이다. 이러한 곳에 320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을 세우는 것은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과 같은 인공 시설물 수십 개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만행이다.

 

대구시가 팔공산에 설치하려는 구름다리는 철지난 유행으로, 전국 곳곳에서 유사품이 넘쳐나는, 곧 흉물로 전락할 애물단지에 불과한 시설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한탕주의에 빠져있는 자연생태를 모르는 생태맹들의 무분별한 관광 상품 베끼기, 한탕주의와 토건 지상주의가 빚어낸 퇴행성 삽질인 것이다.

 

대구시가 구름다리로 얻으려는 관광객 집객 효과는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국립공원 지정은 또한 관리 체계의 일원화, 관련 예산 증액 등 팔공산 관리체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대구시가 팔공산 관리에 사용했던 예산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비로봉 철탑 철거, 생태통로 구축 등 시민 대다수가 원하는 팔공산 복원을 앞당길 수도 있다. 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은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을 공약으로 제시하고도 적극적인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팔공산은 자연생태계의 보고이자, 빼어난 경관을 가진 국가적인 명산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응축되어 있는 인문학의 보고이다. 대구시민에게는 언제나 친숙한 친구이자 든든한 보호자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팔공산은 대구지역, 시민의 상징과는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는 팔공산을 찾는 관광객 대다수의 생각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이 팔공산을 찾는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팔공산을 단순한 구경꺼리로만 생각하는 천박하고 무책임한 발상의 결과인 것이다.

 

대구시가 시민원탁회의에 대한 이미지 손상을 자초하고 개최한, 반쪽짜리 원탁회의 결과에 대한 대구시의 태도는 구름다리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사표현이다. 대구시는 반쪽짜리원탁회의에 참여해서 구름다리 설치에 찬성한 시민들에게 뒤에 일어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권영진 시장 등이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강행한다면 모든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밝힌 것 이상으로 자연환경과 경관이 훼손되거나, 경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세금을 낭비한 책임을 지고 배상하겠다는 서약과 공증을 한 후에 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반쪽짜리원탁회의에 참여해서 대구시의 손을 들어준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다.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서약을 하고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우리는 팔공산 구름다리 저지를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비문화적인 무모하고 파괴적인 삽질에 불과한 사업이다. 구름다리 설치 저지를 넘어 비로봉 철탑 철거, 생태통로 구축 등 팔공산 복원을 위한 활동도 함께 전개할 것이다. 권영진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팔공산 훼손과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을 것이다.

 

2019523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