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달성습지생태복원사업”은 현재의 상황에서 마무리되어야 한다.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하천 둔치에 친환경적인 생태정화습지를 조성하여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복원함으로써 조류서식처를 제공함은 물론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성한 개방형습지가 홍수기의 오니 퇴적, 수질오염 등으로 수생식물의 서식이 거의 불가능한 인공오염호수로 전락하는 등 “달성습지생태복원사업(이하 사업)”은 극복하기 힘든 문제에 봉착해 있다. 현장을 방문한 ‘보통사람의 시각’으로는 ‘많은 돈을 들여 쓸데없이 연못(개방형습지)과 구덩이(폐쇄형습지)를 판 것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이 사업이 ‘하천의 특성에 맞는 구조와 안정성을 갖추면서 생태학적 수질정화 기능을 수행하는 자연생태정화습지를 조성한다’는 ‘전문가적 시각’에서도 크게 어긋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 시기부터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습지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졸속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인간에 의한 훼손을 방지하고,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그 보전과 복원을 자연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부득이 하게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와 시간을 갖고 개입하여야 하며, 이 경우에도 자연 스스로의 복원이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 되어야 함’을 지적하며 사실상 이 사업의 추진을 반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시설계과정에서의 자문, 모니터링사업에의 참여 등 이 사업의 진행과정에 참여해 왔다. 따라서 우리가 이 과정에 참여했던 동기와 역할과는 무관하게 이 사업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이 사업은 현재의 상황에서 완전 마무리되어야 한다.
  개방형습지의 사례는 이 지역에 ‘수질정화 및 생물서식처의 기능을 하는 생태정화습지’를 조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로 이는 펌핑 등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생태정화습지’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댐’을 건설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업은 실패한 사업으로 더 이상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현재의 상황에서 마무리하여야 한다.
  물론 ‘이 사업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다, 이미 진행된 사업이기 때문에 ‘기계’를 사용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계속 추진하여야 한다, 이 사업에는 시비뿐만 아니라 국비도 투입되었기 때문에 중단하면 다른 사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추진하여야 한다’는 등의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문제의 본질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2. 이미 조성된 개방형습지, 폐쇄형습지는 현재의 모습 그대로 유지하여야 한다.
  현재 조성되어 있는 개방형습지와 폐쇄형습지의 모습은 이 사업의 교훈을 보여주는 상징일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하천과 생태계의 변화를 파악하는 훌륭한 연구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개방형습지의 수질오염 등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명분 등으로 여기에 추가적인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 모니터링 사업은 투명하게 공개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달성습지생태복원사업” 모니터링위원회는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사업의 중단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등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모니터링의 과정과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하여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4. 이 사업의 전과정은 철저하게 평가되고, 책임은 공유되어야 한다.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모니터링 등 이 사업의 결정 및 진행과정에 상당수의 관련전문가와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업에 대한 책임은 이 과정에 참여한 모든 주체들이 함께 져야 할 몫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이 사업을 완전한 실패로 만들지 않을 거의 유일한 방법은 기본계획의 수립, 실시설계, 공사, 모니터링 등 이 사업의 전 과정을 철저하게 평가하여, 이를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대구광역시와 이 사업과정에 참여한 전문가, 시민환경단체의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평가토론회의 개최 등 이 사업에 대한 평가사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2005년 11월 11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