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반대 대구경북시도민대책회의 성명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촉구한다

지금 온 나라에 광우병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무너진 검역주권과 버려진 건강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고 자랑하고, 정부와 여당의 관계자들은 광우병 소를 복어에 비유하거나, 또는 민간업자가 수입을 안하면 그만이라거나, 또는 광우병은 전염되지 않는다는 등의 무책임하고 분별없는 발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광우병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와 그 부산물이 무제한으로 반입되고 정당한 주권국가의 검역권마저 사실상 포기한 마당이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특히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수입을 중단할 수 없도록 했다니 차마 제정신으로는 하지 못할 짓을 한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의 내용을 숨기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등 국민들을 향해 거짓과 기만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내팽개친 협상에 불안해하고, 불안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국민을 향해 이명박정권이 하는 짓은 ‘근거없는 괴담에 속지 말라’, ‘미국산 쇠고기 싫으면 안 먹으면 그만 아니냐’며 되레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어제(5월7일)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의 위기 상태를 모면하기 위한 비겁한 술수이며, 여론을 무마하려는 언론플레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서명이 120만을 넘어섰고, 전국적으로 수만의 촛불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당한 촛불문화행사를 ‘반미선동’이니, ‘야당사주’니 ‘정치적 음모’니 ‘배후가 있다’느니 하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습! 니다. 이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있었던 여론공작과 인권탄압을 연상시킵니다.

전국의 시도 교육청은 각 학교에 공문 또는 구두 지시를 통해 ‘실태 파악’이라는 명분으로 학생들의 촛불 시위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지난 5월 6일 촛불 집회에 수백명의 교사들을 배치하여 학생들을 감시하고, 촛불 시위에 참가하는 것을 방해하였습니다. 이 곳 대구에서도 5월 10일로 예정된 촛불 집회에 학생들이 참가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일선 교사들이 시위 현장에 동원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잘못을 지적하는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지는 못할 망정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은 독재정권의 전형적인 탄압 수법에 다름 아닙니다. 교육 당국은 지금이라도 당장 구시대적 작태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지금 이 상황을 떠밀고 가는 거대한 힘은 바로 ‘국민’입니다. ‘행동하는 네티즌’입니다.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모두’인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을 향한 거짓과 기만, 협박과 탄압을 지금 당장 중단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하여 전면 재협상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아울러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오늘 모인 우리들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자발적 시민들의 대열에 적극 동참할 것’을 결의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을 협박하고 현 상황을 호도하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맞설 것을 선언하고자 합니다. 대구경북시도민 여러분의 힘이 잘못된 현실을 바꿀 수 있습니다. 시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08. 5. 8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구경북시도민대책회의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