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운동연합 dg.kfem.or.kr

(null)

()701-825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3175-4번지 Tel. 053)426-3557 Fax. 053)426-3559

2013218

성명서 (2)


고담대구 아닌, ‘사람이 우선인 대구로 거듭나야 할 때다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에 부쳐


추모사업, 대구시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풀어야 할 것이다


2013218일 오늘은 대구지하철참사가 일어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10년 전 오늘,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로 192명이라는 아까운 대구시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151명의 부상자들은 아직까지 병마와 싸우고 있다. 비단 부상자들뿐만 아니라 그 유족들도 결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이날의 기억과 아직까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아직까지 추모사업이나 부상자들의 진료환경 개선, 국민성금의 집행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이 참사를 자신의 일로 기억하는 많은 대구시민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참사 10주기를 맞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것들이 아니라,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이들을 진정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도시 대구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지하철1-대책위.jpg 

사진 -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 제공


그런데 아직까지 여러 잡음들로 고인들의 평안한 안식을 방해하는 부끄러운 현실을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참사의 원인을 잘 기억하고 있다. 바로 안전불감의 대구시정이 부른 참사로, 대구시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런 잡음들은 벌써 해결했어야 할 것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10주기인 아직까지 이들 문제들로 고인들의 평안한 안식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대구시의 책임이 크다. 그러니 대구시는 하루 속히 이 문제들을 해결해 고인들이 평안한 안식에 들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구시는 안전한 도시 대구,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도시 대구를 바라는 대구시민들의 염원을 무엇보다 대구시정의 바탕에 두어야 할 것임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수십년간 대구시에서 일어난 각종 대형 재난사고들이 대구의 이미지를 고담대구로 고착시켰다는 것을 잘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고담대구'로 만드는 부끄러운 대구시정, 취수원 위 수상자전거도로와 앞산터널공사

 

이제 고담대구를 벗어나 안전한 도시 대구 생명과 평화, 문화가 꽃피는 대구로서 진정한 컬러풀 대구가 되게 하려면 대구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대구시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본다.

 

철저한 안전 의식과 사전예방의 원칙에 입각해서 대구시정을 펼쳐야 할 것임은 길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까지도 대구시정은 안전과 사전예방의 원칙과는 너무 거리가 먼 부끄러운 시정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마치 대구 식수원을 포기한 듯한 행보를 보여준 대구 취수장 위 수상자전거도로 건설 강행이 그러하다. 대구 취수장 바로 코앞에 놓인 수상자전거도로에서 지하철참사 당시처럼 어느 누군가가 독극물이라도 뿌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이다. 따라서 사전예방의 원칙을 들먹일 것도 없이, 상식 수준에서 봐도 상수원보호구역인 대구 취수원 위에 수상자전거도로를 닦아 스스로 위험을 자초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대구 앞산을 망치면서 건설되는 앞산터널공사는 또 어떤가? 지금 앞산터널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파동이나 상인동 상화로 주변에 가보라, 그 모습만으로도 과연 안전한 도시 대구, 문화가 꽃피는 도시 대구는커녕 바로 이곳이 고담대구의 진원지란 것을 상기시켜 줄 것이다.

 

일파이무’(대구서 살기 좋은 마을 일등이 파동’, 이등이 무태동이란 뜻)의 마을 파동 위로 40미터 고가도로가 을씨년스럽게 놓이면서 공사중인 지금도 그 주변마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더니, 그 도로가 개통이 되어 차량이 다니면서 야기시키게 될 위험이나 환경피해에 대해서 주민들은 패닉 수준의 공포를 느끼고 있을 뿐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달비골에서 이어지는 상화로 위로 건설되는 고가도로로부터 인근 장미아파트 비둘기아파트 주민들이 느끼게 되는 공포 또한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대구경제를 도약시켜 준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건설되고 있는 민자사업 대구4차순환선공사는 이처럼 대구경제를 도약시키기는커녕 혈세탕진사업이 될 것이 뻔하고, 그 전에 대구시민들의 삶부터 추락시키게 되리란 것을 대구시는 잘 알아야 할 것이다.

 

토건이 아닌, ‘사람이 우선인 대구로 거듭날 수 있기를

 

따라서 지금이라도 잘못된 사업은 과감히 접을 필요가 있다. 그간 해온 사업이라고 묻지마토건사업을 계속해서 밀어붙인다는 것은 한번은 속아줘도 두 번 다시 속지 않는 작금의 시민의식이란 것을 잘 기억하기를 바라고, 절대 시민들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기 바랄 뿐이다.

 

국화.jpg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런 토건사업 위주의 행정이 아닌, 사람 냄새나는 행정이다. 대구를 떠나고 싶은 도시가 아닌 들어와 살고 싶은 도시로, 고담대구가 아닌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대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토건이 아닌 사람을 위한, 사람이 먼저인 행정이란 말이다.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인 오늘 고인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다시 한번 위로하면서, 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안전한 도시 대구,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대구,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대구로 거듭날 수 있기를,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충만한 도시 대구가 될 수 있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2013218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 노진철, 고창택, 김성팔, 송필경

사무처장 : 정숙자 010-4507-3056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전국장(010-2802-0776, apsan@kfem.or.kr)



[성명서]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에 부쳐.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