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구시는 수창공원 부지 땅값의 실상과 A프로젝트의 실체를 밝혀라


  도시관리계획변경(안)에 대한 공람 및 의견청취 기간이 끝남으로써 대구시와 KT&G의 수창공원 개발 계획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에 수창공원 개발 계획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제시한 바 있는 우리는 수창공원 개발계획과 관련하여 공람 및 의견청취 기간에 제시하지 않았던 수창공원 부지 땅값, A프로젝트 등에 대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대구시는 수창공원부지 땅값의 실체를 밝혀라

  그동안 대구시는 수창공원의 조성은 700억원(감정가 기준 땅값 600억원, 공원조성비 100억)이나 들여야 하기 때문에 재정형편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구)대구창부지 도시계획시설 변경 추진현황’이라는 KT&G의 문건에 의하면 공원부지로 지정된 있는 대구창부지 11,718평의 땅값은 연접토지 감정가 기준으로 280억여 원(평당 258만8천원)이다. 이는 KT&G가 매입하려는 부지 1,142평의 땅값을 감정가 기준으로 45억원(건물보상비 포함, 평당 394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KT&G가 소유하고 있는 수창공원 부지의 현재 땅값은 600억원이 아니라 280억원인 것이다.

  그런데 KT&G의 문건에 의하면 수창공원 부지의 근린공원 해제 후의 땅값은 평당 677만6천억원으로 주상복합건물 예정지 7,558평의 땅값은 모두 512억여 원에 이른다. 대구시가 주장하는 수창공원 부지의 땅값 600억원 공원부지로서의 땅값이 아니라 주상복합건물 예정지를 중심상업지역으로 변경한 이후의 땅값인 것이다. 결국 대구시는 수창공원 조성비를 과장하고, KT&G에 또 다른 특혜를 주려하고 있는 것이다. 수창공원 부지 땅값에 대한 대구시의 태도는 임야를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한 후에 그 감정가대로 땅을 수용하여 택지, 공단 등을 조성하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2. 대구시와 KT&G는 A프로젝트의 실체를 밝혀라

  수창공원의 개발과 관련하여 KT&G는 ‘대구의 구도심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명소로 개발하기 위한 획기적인 모델안을 제시하고, 현재 KT&G가 대구창 부지 위에 개발 중인 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측면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중구 뉴타운 플랜 21’, 이른바 ‘A프로젝트’를 대구시에 제안하였다고 한다.

   KT&G의 문건에 따라 추정하면, KT&G는 현재 6개월 혹은 1년 단위의 수당과 회의비를 지급하는 중구발전추진단을 학계, 관계, 시민단체, 언론인 7-9명으로 구성했거나 구성할 계획으로 있다. 그리고 관련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도시환경, 건축, 역사․문화, 도시행정 등 4대 분과 역시 구성되어 있거나 구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대구발전세미나 개최, 대구 중구 구도심 개발의 당위성 제고를 위한 지역 언론의 해외 재개발도시(파리, 런던, 도쿄, 뉴욕 등) 취재활동지원(방송사 1개사, 지역신문 2개사), 중구 발전에 초점을 맞춘 관련 학회 세미나지원 5회, 도시기초조사 등의 용역, 세계 재개발 현장 답사 연구, 중구개발사업에 대한 로드맵 수립 등 이 사업에는 35억원이 소요되는데 이 비용은 모두 KT&G가 부담하게 된다.  

  KT&G의 A프로젝트는 개발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측면에서 선의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KT&G가 A프로젝트의 목표를 ‘현재 KT&G가 대구창 부지 위에 개발 중인 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추진전략을 ‘대구시와 중구청의 원활한 협조는 물론 대구시민, 학생, 건축전문가, 시민단체, 언론, 대구시의회의 등 관련당사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는 점, 지역사회에서 저명한 전문가들을 참여대상자로 설정하고 있는 점, 추진비용이 35억원에 이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KT&G의 구상대로 수창공원을 개발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겠다는 것이 아닐 수 없다. KT&G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기 위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구도심에 대한 획기적인 개발 방안의 마련이라는 명분으로, 전문가와 ! 지역언론, 시민단체까지 참여하는 유착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KT&G의 A프로젝트 내용이 대구시에 전달되었는지, 대구시가 이를 수용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그리고 관련전문가들이 KT&G의 문건에 실명으로 거론된 과정도 알 수 없다. 그러나 KT&G의 ‘KT&G제조창 개발관련 사업성 검토’자료에 A프로젝트 추진비용 35억원이 공원조성비, 노인복지시설조성비 등과 함께 기부채납비용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이는 단순한 구상이 아니라 상당히 구체성을 가진 계획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대구시와 KT&G에 A프로젝트의 실체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

3. 수창공원의 온전한 조성을 지원하는 것이 KT&G의 사회적 책임이다.  

  KT&G의 문건에 의하면 ‘KT&G는 지난 80년 동안 대구시와 대구시민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동남권 중추에 위치한 대구창을 성공적으로 가동하여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한 기틀을 마련하였다’고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KT&G는 수창공원 부지를 주상복합건물로 개발하고, 일부부지에 조성, 노인복지시설 등을 조성하여 대구시에 기부채납하는 것을 ‘대구시와 대구시민들로부터 받은 아낌없는 성원에 보답하고 기업본연의 소명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KT&G가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겠다는 공원, 노인복지시설, A프로젝트 등은 개발이익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구도심을 ‘친환경 생태도심’으로 재개발하기 위해서라도 수창공원 부지는 모두 공원으로 조성되어야 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대구창 부지 전체를 지역사회에 기증하거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땅값을 년차별로 분할하여 받는 방식으로 대구시에 매각하는 것이, KT&G가 ‘지역사회의 성원에 보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를 실행에 옮길 것을 제안한다.    

4. 도시공원의 지정․폐지 및 구역변경 등에 대한 전문적인 심의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각 부문의 개발압력이 높은데 비해 미조성된 도시공원이 많은 지역의 조건상, 도시공원의 지정․폐지 및 구역변경, 공원계획의 결정 및 변경에 관한 사항 등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검토를 거친 후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구시의 경우, 공원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만 역할이 자연공원법의 적용을 받는 팔공산자연공원에만 제한되어 있어 어린이공원․근린공원․도시자연공원 등은 심의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는 도시공원위원회를 설치하여 공원․유원지의 지정․폐지 및 구역변경, 공원․유원지 조성 또는 개발계획의 변경 및 변경결정에 대한 사항 등을 심의하고 있는 부산시와 대조되는 것으로 ‘환경도시’ 대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대구광역시 의회에 ‘대구광역시도시공원관리조례’를 개정하여 도시공원에 대한 전문적인 심의를 제도화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대구시에는 조례개정 이전이라도 수창공원 문제는 그 중요성을 감안하여 공원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칠 것을 요구한다.  



                                     2005년  11월  14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