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세계 최악의 산업재앙, 보팔 참사 20주년

1984년 '화학산업의 히로시마'의 끝나지 않은 싸움

12월 3일은 사상최악의 환경재앙인 ‘인도 보팔참사’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20년 전인 1984년 12월 3일 인도 보팔 지역에 있는 미국의 다국적기업인 유니온 카바이드(Union Carbide)사 화학공장에서 40톤의 메틸 이소시안산염(MIC)이라는 맹독성 유독가스가 유출되었다. 사도 당시만 하더라도 하룻밤 사이에 약 2천명이 사망하였고, 75만 보팔시민 대부분이 이 유독가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까지 2만여명이 사망하고 12만여명의 영구장애자를 남아있다. 이들은 아직도 암, 폐결핵, 기형아출산 등으로 고생하지만 아직까지 희생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외로운 싸움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보팔참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보팔참사는 유독물질과 화학물질을 부주의하게 취급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문제점을 보여준 대표적 인재사건이다.

유독가스 저장탱크는 폭발위험이 있기 때문에 저온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했지만, 근무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점검소홀로 조기경보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위험한 시설이 인구 밀집도시에 위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팔 시민들은 그 위험성을 사전에 몰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위험시설, 특히 위해화학 산업시설지역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울산온산공단, 광양지역의 여천공단 등은 시설이 들어선지 30여년이 지나고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둘째, 보팔참사는 이중규제라는 공해수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최악의 오염사고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1970년대부터 자국 내 유해 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환경유해산업들을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옮겼다. 많은 위험 시설들이 허술한 환경규제를 틈타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로 이주하여 그 지역에 상당한 오염이나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오염과 사고로 인하여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나, 적절한 피해 보상이나 오염지역의 치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은 오랜 기간동안 위험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고, 그 피해가 다음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팔참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오염발생사는 그 책임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고 오염지역이 완전 치유될 때까지 책임감을 갖고 문제해결자세를 보여야한다.

한국에서도 90년대부터 공해공장들이 중국과 동남아지역으로 이전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환경과 안전분야의 모니터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많은 희생자를 발생시킨 원진레이온 공해공장의 중국이전은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셋째, 보팔참사 이후 사고기업이 보여준 자세는 부도덕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규제가 한 나라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85년 인도 정부에서 유니온 카바이드 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989년 전체 33억 요구 중 겨우 4억 7천만 달러의 배상금으로 결론짓고 말았다. 현재 사고기업인 유니온 카바이드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이 인수하여 관리하고 있다. 다우케미칼의 보팔사고에 대한 대처는 유니온 카바이드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보팔 지역에서 20년전의 참사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우롱당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보팔참사 20주년을 맞아 아직도 참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팔희생자를 위로하고,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요구1. 보팔참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 보팔희생자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요양 그리고 보상이 이루어 져야한다. 다우케미칼사와 미국정부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 나아가 미국의 시민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설 것을 요구한다.

요구2. 보팔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 한국에서 중국과 동남아로 이전한 많은 공해공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해수출로 인한 희생과 사고재발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국내에서 가동되고 있는 많은 공해공장들에 대한 안전점검과 사고가능성에 대한 진단을 공개적으로 실시하라.    

이에 환경연합은 12월 3일(금) 오후 1시 30분부터 울산 다우케미컬 앞에서 보팔 참사 20주년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진다. 동시에 서울에서도 오전 11시 30분 열린시민광장의 환경비상시국농성장에서 이를 추모하는 묵념식이 있을 예정이다.



* 첨부자료; 보팔참사 관련사진, 보팔참사20주년 환경운동연합 캠페인 포스터

* 문     의 :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 이지현 국장(H.P 019-246-9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