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문

“미국정부와 주한미군은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와 사후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라.”

주한미군이 1978년부터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맹독성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 600여개를 경북 칠곡군 캠프캐롤 미군기지에 매립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당시 주한미군으로 근무하였던 퇴역군인의 증언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미군에 의해 자행된 고엽제 매립 범죄가 지난 33년동안 철저히 은폐됨으로써 왜관 캠프캐롤 주변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고 지하수와 토양오염 등 환경을 파괴한데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

왜관 캠프캐롤 기지에 불법 매립된 고엽제는 ‘에이전트 오렌지’로 1960년대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하다 남은 다오옥신계 맹독성 독극물이다. 이번 캠프 캐럴 기지 고엽제 매립 사건으로 미군이 그동안 베트남 전쟁 후 남은 고엽제를 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비무장 지대에 쓰고 나머지는 바다에 소각했다고 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고엽제 매립 범죄행위가 밝혀지자 고엽제 뿐 아니라 화공약품까지도 캠프캐롤에 매립 했다는 증언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군은 화학물질과 오염 토양을 기지 내 헬기장 부근 D구역으로 옮겨 묻었고 이후 1980년에는 매립됐던 40~60톤의 오염 물질과 토양 등을 모두 파내 반출했다‘고 밝히면서 “기지 내 오염 물질 반출은 통상적으로 미국으로 가져가지만 당시 반출이 한국 밖으로 이뤄졌는지, 언제 어떻게 반출됐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화학물질을 묻은 사실은 인정하나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측 민관조사단의 활동도 결국 주한미군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형식적인 조사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향후 한미공동조사단이 꾸려진다 하더라도 주한미군이 조사를 주도하고 한국측은 참관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진정성 없는 조사와 자료 발표는 한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임을 한국정부와 주한미군만 모르고 있다.

왜관 캠프캐롤 기지의 미군이 오염 여부를 4년마다 그 것도 13개의 다이옥신 검사 전용 관정을 뚫고 2004년에는 한국의 민간기업인 삼성물산까지 참여시켜 정밀조사를 한 것도 결국 자신들이 묻은 화학물질이 고엽제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군은 단 한마디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다. 다이옥신이 주변지역으로 쉽게 퍼지는 휘발성 물질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는 주한미군이 우리 국민들에게만 철저히 함구해 온 것이다.

맹독성 고엽제 매립 범죄는 주한미군의 범죄를 넘어 미국이 직접 책임져야 할 매우 심각한 문제다. 정부와 미국정부, 주한미군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조사만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민사회와 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 피해지역 주민 등 우리 국민들의 직접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미군의 조사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 과정 감시와 더불어 대한민국 국회와 민간 합동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할 것임을 밝힌다. 게다가 고엽제 매립 추정지역으로 의심되는 헬기장에 대한 직접 발굴조사를 진행하여 고엽제 매립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과 대책 수립을 해야 한다.

또한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맹독성 고엽제 매립 범죄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오염원 제거, 주변지역 환경에 미친 영향, 그리고 주민들의 건강역학조사와 함께 원상회복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

미국과 주한미군은 고엽제 및 화학물질 매립과 반출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전면 공개하고 주한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영토 내의 모든 기지에 대하여 환경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맹독성 고엽제 매립 범죄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오염원 제거, 주변지역 환경에 미친 영향, 그리고 주민들의 건강역학조사와 함께 원상회복조치를 즉각 취해야 하며 피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피해보상까지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미국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진실과 사후대책마련에 책임 있게 나설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하나. 미국정부와 주한미군은 캠프캐럴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범죄 진상조사에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민사회와 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 피해지역 주민 등 우리국민의 직접 참여를 전면 보장하라!

하나. 미국정부와 주한미군은 퇴역 주한미군 스티브하우스 씨가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증언한 헬기장 부근에 대한 발굴조사를 한국의 환경단체, 시민사회, 야당, 전문가, 피해지역 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즉각 착수하라!

하나. 미국정부와 주한미군은 고엽제 매립에 대한 자료를 숨김없이 공개하고 칠곡 캠프캐럴 이외에도 고엽제 등 유해물질 매립 증언이 나오는 전국의 모든 미군 기지에 대한 환경조사에 즉각 착수하라!

하나. 미국정부는 오염된 우리 땅 원상복구와 주민 치유대책,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가 확인될 시 즉각적인 피해보상을 실시하라!

하나. 미국 정부는 고엽제 매립 범죄행위에 대하여 우리 국민에게 직접 사죄하라!

2011년 5월 25일

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