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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총 1매)

낙동강 페놀 사건 20주기

고위험사회, 다시 환경재앙의 시대를 우려한다

 

3월 16일 오늘은, 낙동강 페놀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히 20년이 되는 날이다. 페놀 사건은 구미공단에 입주한 두산전자가 1991년 3월 14일 무단으로 페놀원액 30톤을 낙동강으로 방류하여, 이틀 뒤인 3월 16일 대구 다사 수원지에 유입되었으며, 이 무색무취의 페놀 수돗물이 250만 대구시민에게 공급된 사상 최대의 수질오염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대구시민들은 막대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페놀 수돗물을 마신 많은 임산부들은 유산, 사산 및 기형아 출산 등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오늘 우리 지역사회는 또다시 식수 대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낙동강은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하류지역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그야말로 생명의 젖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91년 페놀 사건, 2004년 1.4-다이옥산 사건, 2006년 퍼클로레이드 검출 사건 등 낙동강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아 왔고, 더구나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4대강 토목사업은 ‘식수원 낙동강’의 수질 오염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4대강 토목사업은 흐르는 물을 가두어 막고, 그동안 수질정화의 필터 역할을 해주던 낙동강의 4억4천만 루베(입방미터)의 모래를 한꺼번에 준설해버림으로써 이대로 4대강사업이 강행이 된다면 앞으로 낙동강의 수질 악화는 명약관화해 보인다.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된 4대강 토목사업은 도리어 낙동강 유역 1300만 시도민의 ‘식수원 낙동강’을 빼앗아 가버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또한 지난 연말 ‘국회 날치기 폭거’로 통과된 ‘친수구역 특별법’은 ‘식수원 낙동강’을 거대한 ‘리조트 낙동강’으로 ‘인공수로 낙동강’으로 바꾸어 이곳에 무분별한 난개발을 조장할 것 또한 자명해 보인다. 이는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취수원 이전 사실로도 확인할 수 있고, 그 존재 근거가 희박해 보이던 남강댐 건설 등에도 그 존립의 근거에 대한 설명을 가능케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현실에서 지난해 연말 터진 구제역 사태는 우리사회에 환경재난을 넘어 환경재앙의 충격을 전하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선 수많은 생명들의 신음소리가 낭자하고, 또 전국의 들판에선 구제역과 AI로 살처분 매립된 1,000만 가축들의 울부짖음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우리는 지금 ‘생명 학살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매립지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 문제로 지하수 오염이라는 추가적인 재앙에 또한 봉착해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안타깝게도 진도 9.0이라는 사상초유의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고, 원전시설의 폭발로 말미암아 원폭 피해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이웃인 우리 한반도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렇듯 2011년 3월 16일 오늘, 우리에게 낙동강 페놀 20주년을 맞이하는 의미는 각별하다. 자연의 가공할 힘과 위력 앞에서 우리 인간의 문명이란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오늘 우리는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환경재앙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겐 자연의 근본 질서에 순응해야 할 책무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인간도 자연생태계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그 근본 질서에 순응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 충심으로 희망하며, 이러한 환경재앙의 시대를 초래한 장본인격인 현 정부를 향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4대강 토목사업은 자연의 거대한 흐름을 막아 세우며, 수많은 생명들을 죽이고 있고, 22조원이라는 국민혈세가 오로지 일부 토건세력들의 배만 불리며 탕진되고 있다. 따라서 인간 탐욕의 자연 파괴사업인 4개강 토목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2. 국민의 식수원인 4대강 주변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초래하게 할, ‘친수구역 특별법’을 즉각 폐기하라!

 

3. 사상초유의 구제역 사태를 초래한 방역 책임자를 문책하고,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이 되는 ‘공장식 축산업’을 전면 폐기하라!

 

2011년 3월 16일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전국장(010-2802-0776) apsan@kfem.or.kr



페놀 사태 20주년 대구환경운동연합 성명서.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