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4대강 사업 중단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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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목숨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5월 31일 조계종 소속의 선방 수좌 문수스님이 4대강 사업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긴 채 오후 2시경 경북 군위읍 사직리 하천 제방에서 소신공양(분신) 하셨습니다.

 

생명존중, 생명보호의 가치를 외치는 성직자의 간절함은 불도저에 밀려버렸습니다. 생명을 무시한 포크레인질은 결국 순수한 성직자의 목숨까지 앗아갔습니다. 그동안 여러 종교단체에서 4대강 반대 목소리를 낼 때마다 정부는 마치 일부의 종교인들이 무언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장쯤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러나 문수스님은 4대강 반대 집회 한번 참여하지 않고 3년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으면서 수행만 해 오던 스님이었습니다. 이러한 분들조차도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반생명적이고 파괴적인 사업인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생명을 저버린 4대강 사업이 가져온 궁극의 폐단이자, 이제 4대강 생명들의 눈물이, 그 울음소리가 우리 인간에게도 전해진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아파해야할까요.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어나가야 이 사업이 중단될까요. 몇 천 년을 흘러온 생명의 강이 처참히 파헤쳐지는 동안 우리 주위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 또한 더 아픈 몰매를 맞아갑니다. 무엇을 위한 사업이며 무엇을 위한 개발이기에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죽어야 합니까?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4대강 얘기는 입 밖에도 못 꺼내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이미 많은 국민들은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분노하고 있습니다.

 

불길을 보면 피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뛰어들 불길을 손수 지피셨던 문수스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감히 범인들은 생각하기에도 힘든 일입니다. 그러한 극단적 결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 부끄러움과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토록 많은 분들의 호소와, 눈물이, 고통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며 자신의 몸을 불길에 던지신 문수스님!

부처님 품에서 영원히 평안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2010년 6월 1일

낙동강지키기 대구경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