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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

 

팔공산 비로봉 철탑.JPG


대구광역시는 팔공산 비로봉 철탑을 정비하고 생태통로를 설치하라

 

지형과 지명에 둔감한 사람도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을 식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팔공산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들이 표지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철탑들은 비로봉이 보이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지만 특히 팔공산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이 있는 신림봉과 그 위의 낙타봉에서 보면 뚜렷하게 보인다. 이곳에서 팔공산 정상부의 능선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들이다.

 

하지만 비로봉 바로 앞인 신림봉, 낙타봉에서는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 모두를 볼 수 없다. 이곳에서는 67개의 철탑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을 한 눈에 모두 볼 수 있는 곳은 동봉이다. 동봉에서 비로봉을 바라보면 9개의 거대한 철근덩이가 비로봉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그대로 보인다. 비로봉에서 보는 철탑은 거대하고 위압적이며, 조망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그러나 비로봉 턱밑에 320m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을 건설해도 자연환경은 거의 훼손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대구광역시의 시각으로 보면 비로봉 철탑은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설이다. 대구시는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들을 설치미술 작품, 관광자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비로봉에 있는 철탑 수십 개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구름다리를 설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도로로 인해 단절된 야생 동식물 서식지 복원, 야생 동물 이동로 제공 등을 위해 전국 곳곳에서 생태통로를 설치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구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티재, 능성재 등 도로로 인한 생태계 단절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에 설치되는 생태통로는 도로로 단절된 등산로를 잇는 시설로 활용되기도 한다. 등산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설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등산인들이 환상적이라고 평가하는 가···(가산-팔공산-환성산-초례봉)라는 종주산행코스를 갖고 있는 대구시는 이에 대한 관심조차 없다.

 

팔공산은 100대 명산에 속하는 명산이자 한국의 대표 관광지 100선에도 해당되는 유명한 관광지이다. 관광적 측면에서는 양보다는 질이, 탐방객 수보다는 체류시간이 더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무모한 삽질에 불과한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것보다 핵심적인 역사문화관광자원인 동화사 관람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관광활성화 방안인 것이다. 성수기의 극심한 주차난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다른 지역의 관광지와 다를 바 없는 집단시설지구를 개선하는 것 또한 훨씬 효과적인 방안이다. 그래야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비로봉의 철탑을 정비하고, 도로로 생태계가 단절된 곳에 생태통로를 구축하는 것은 팔공산의 자연적, 인문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지역사회가 지향해야 할 과제인 팔공산의 온전한 복원으로 가는 길로, 대부분의 대구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과제이다. 그런데도 시도조차 되지 않은 과제이기도 하다.

 

팔공산 비로봉에 있는 9개의 철탑은 모두 방송사, 통신사의 중계소로 이를 정비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이전을 해야 하는데 적합한 장소를 찾는 것도 어렵고,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쉬운 일이다. 자칫 잘못되면 불신과 갈등만 유발하고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비가 어렵다고 해서 철탑을 영원히 그 자리에 둘 수는 없다. 대구시가 철탑을 설치한 방송사·통신사, 시민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면 철탑 정비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비로봉 철탑 정비와 달리 생태통로 구축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대다수의 시민이 동의하는데다 예산확보도 어렵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예산을 생태통로 설치에 사용하면 되고, 이것이 불가능하면 새로 편성하면 된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과 같은 무모한 삽질에도 예산을 지원하는 정부가 생태통로 설치에 인색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은 정상 턱밑에 수십 개의 철탑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다. 1,5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고찰로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인 동화사의 수행환경과 정신을 파괴하는 일이다. 팔공산은 물론 팔공산권의 핵심적인 역사문화관광자원인 동화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대구시에 구름다리 건설이라는 무모한 삽질 계획을 폐기하고 정책방향을 비로봉 철탑 정비, 생태통로 설치 등 팔공산 복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2019430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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