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금요행동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요구합니다

선언만큼 행동해 주십시오


기후 저지선 1.5을 목표로 국제사회가 나서고 있습니다.

 

2018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감축해야 하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해야 합니다. 지구온도 상승폭을 1.5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전례 없는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생물의 대멸종을 경고하는 기후위기에 맞서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의 대구는 제대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51회 지구의 날을 앞 둔 416,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 기후시계가 설치됐습니다. 꽃바구니 모양의 대형 화단 앞에 자리한 기후시계는 2019년 독일 베를린, 2020년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대구에 설치됐습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1.5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가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잔여량인 탄소예산을 시간으로 변환해 보여주는 시계입니다.

 

앞으로 6년하고도 210여일이 남아 있습니다. 11초 줄어드는 시간을 보며 우리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그만큼 체감하고 있을까요?

 

지난해 정부는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하고 국회는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중립 목표와 비전을 국민 앞에서 선언했습니다. 올해 지구의 날인 422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40개국 정상들이 화상회의로 모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석탄 공적금융 지원 중단과 올해 내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추가 상향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6, 226개 기초지방정부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하고, 7월에는 탄소중립지방정부실천연대 80개 지자체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같은 달에 17개 시도교육감이 기후위기 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이어 갔습니다. 올해 524일에는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앞두고 243개 지자체가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했습니다. 지난 5월 초엔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 국제 캠페인 레이스 투 제로에 가입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선언은 차고 넘칩니다. ‘선언을 넘어서야 합니다. ‘말로만 하는 선언으로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없습니다. ‘선언만큼 행동해야 할 순간입니다.

 

째깍째깍 기후시계의 시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1.5한계선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 남지 않았고, 줄여야 할 온실가스도 만만찮은 양입니다. 성장, 개발, 소비 촉진이라는 정책 기조룰 유지해서는 다다를 수 없는 목표입니다. ‘그린워싱으로 포장해 눈가림해서는 탈탄소 사회로 다가설 수 없습니다. 생태적, 평등, 포용, 안전 등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정책들로 시민들과 함께 탄소중립 도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대구시는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 발생량을 정확하고 세심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감축 목표를 제대로 세워 산업, 에너지, 교통, 건축, 먹거리 등 부분별 세부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이를 전담할 수 있는 권한과 전문성을 갖춘 부서와 인력 배치, 예산 마련을 결단해 주십시오.

 

민의를 대변하는 대구시의회도 기후위기로부터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최우선 과제를 대구시와 함께 풀어가 주십시오.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대구시가 탄소중립 정책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촉구해주십시오. 행정을 견제하고 견인하는 대구시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주십시오.

 

탄소중립을 위한 시민의 실천 행동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책임으로만 전가해서는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이룰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이라는 이름으로 준비 중인 정책들이 제목만 도드라지게 발표되고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정책들이 실제 현장에서 빠르게 실행될 수 있도록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서로 협력하고 시민사회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해주십시오.

 

탄소중립 선도도시를 천명하고 있는 대구이기에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앞으로 주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대구시민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만큼 대구시의회, 대구시도 행동으로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2050 탄소중립 약속을 시민들과 함께 지켜나갑시다.

 

그 수많은 선언들이 말만 번지르르 하게 빛바래지 않도록, ‘전례 없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미래를 위해 함께 행동합시다.

 

2021. 5. 28.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