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운동연합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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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



화원동산 하식애 수리부엉이 보호를 위해 탐방로 전면 통제하라!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달성군이 건설한 생태 파괴 생태탐방로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 서식처를 교란하고 있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작년 4월 개통한 이른바 생태탐방로가 없었다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이러다보니 하식애는 오래된 식물사회와 희귀 야생동물들의 숨은 서식처가 되었고, 달성습지와 연결된 핵심 생태거점이었다. 야생동식물 입장에서는 탐방로가 사람들이 마구 들어와 안방을 들여다보는 격이나 다름없다.

 

달성군은 2014년부터 화원동산 하식애 아래 낙동강에서 유람선을 운항했고, 100억 혈세를 들여 하식애를 따라 수상 탐방로를 만들었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언론이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으나 아랑곳 않고 탐방로는 지어졌다. 조도를 낮추고 조명 방향을 아래로 바꾸는 것은 궁여지책이었고 여전히 밤 10시까지는 야간조명을 켜고 통행제한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미 우리 단체는 모니터링을 통해 멸종위기종인 삵과 수리부엉이가 화원동산 하식애에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말 못하는 생명을 대신해 여러 경로로 달성군에 탐방로 건설 중지를 요구했다. 건설 이후에도 일몰 이후 탐방로 통행 제한과 탐방로 음악방송 제한 등 서식처 교란행위를 중단할 것을 주장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와중에 올해 하식애에 수리부엉이가 산란을 했고, 현재 이곳에서 새끼를 키우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천연기념물로서 크기가 60~70cm에 이르는 맹금류다. 수리부엉이는 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깊은 산속이나 바위산, 절벽 같은 곳에서 둥지를 튼다. 아마 수리부엉이는 자신의 서식처에 그대로 산란을 하고 새끼를 돌보기로 한 모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란처가 탐방로에서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다보니 아직 날지 못하는 수리부엉이 새끼는 낮 시간 동안 혼자 방치되어 있다. 수리부엉이를 발견한 사람들이 지르는 탄성, 탐방객들의 발자국 소리, 곳곳에서 몰려온 카메라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어미는 낮 시간 동안에 이러한 시선을 피해 새끼를 혼자 두고 어디엔가 숨어 버렸다.

 

더군다나 올해 51일자로 대구시는 이곳 화원유원지를 대구시 제2호 관광지로 지정하고, 달성군은 이곳에 관광호텔과 예술공원,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서식처 보호에 책임이 있는 대구시와 달성군은 수리부엉이가 수많은 사람들과 카메라에 노출되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다. 오로지 관광지 개발을 위한 축포만 터뜨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한탄스럽다.

 

달성군은 수리부엉이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보호대책을 세워야 한다. 최소한 한시적으로라도 탐방로를 전면 통제해야 한다. 수리부엉이 새끼가 날아 이동할 수 있을 때까지 만이라도 수리부엉이가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탐방로를 통제해야 한다.

달성군은 3월말 화원관광지 지정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회의에서 관광지구 개발을 하더라도 달성습지와 화원동산 하식애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발을 하면서 최대한 지키겠다는 말이 참으로 허망하지만, 그 말에 기대어서라도 수리부엉이 보호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

 

 

2019. 5. 8.

 

대구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