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자연공원 케이블카 사업반대와 대안마련을 위한 사회각계 기자회견

72일 금일 오후 2시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이에 동참하는 뜻으로 대구에서는 갓바위 케이블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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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 dg.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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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일


성명서 (총 2매)


천오백년 불교성지 우롱하는

갓바위 케이블카 건설 절대 안된다

 

환경 훼손, 문화재 훼손, 자연경관 훼손, 생태계 훼손하는 케이블카 건설 절대 안된다

천오백년 갓바위의 역사, 종교, 문화, 환경적 가치들은 불투명한 경제성과 비교할 수 없다

케케묵은 케이블카 논의에서 벗어나 지역경제와 관광에 대해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갓바위 일대 팔공산 능선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재 그리고 수려한 경관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유산이다. 또한 야생동물들의 주요 이동통로이자 민감한 서식처로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공간이다. 이런 곳에 경제성도 불투명한 채로 환경 훼손, 문화재 훼손, 자연경관 훼손이 명백한 케이블카 건설이 운운된다는 자체가 넌센스로, 케이블 건설은 절대 안될 일이다.

 

갓바위 케이블카는 1982년 처음 제기된 이후 30여 년 넘는 시간 동안 토건족들에 의해서 수차례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건설이 불허됐다. 천오백년간 보존돼온 갓바위를 한순간에 망칠 수는 없는 법이고,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사회적 여론 수렴과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케케묵은 사안이 지난 4월 최길영 대구시의원이 발언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는 설치 검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편 대구시는 시 차원에서 별도로 진행하거나 추진하는 사항은 아니라며 미온적 태도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카 추진의 가장 큰 이유로 드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 이는 빛 좋은 개살구와 같다. 정말 사골처럼 우려먹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토건 사업에 단골로 쓰이는 수식어다. 일부 성공한 국내 사례를 들어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교통안전공단과 한국삭도협회 시설 현황을 보면 201412월 기준 국내 가동중인 케이블카는 모두 45곳이고, 이 중 관광용 케이블카는 21곳이다. 여기서 수익을 내는 곳은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두 곳 정도이다. 대부분은 적자에 시달리고 구조이다.

 

팔공산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지리산과 설악산에서 2012년 케이블카 추진될 당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사업에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갓바위 케이블카만 지리산, 설악산과 유달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만한 경제성이 충분한 것인가? 그것은 어디에 근거하는가?

 

또한 돈과 경제적인 측면만 바라보면서 간과되는 안전상의 문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갓바위 정상은 더 이상 가용할 수 있는 면적이 없다. 지금도 그 협소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에서 근처에 케이블카가 생기고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유입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최대 수용 인원에 대한 예측과 안전에 대한 사항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문제다.

 

현실이 이러한 대도 케이블카가 환경 훼손이 아니라 환경 보존을 한다는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도립공원 팔공산 갓바위에 케이블카를 지으려 할 때마다 대구시와 문화재청이 불허했던 것은 환경 훼손, 문화재 훼손, 자연경관 훼손 등의 이유가 너무나도 명백하고 자명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신 공법을 이용하고 환경친화적 자재를 쓰더라도 훼손되는 자연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이에 대해 계명대학교 김종원 교수는 케이블카 추진 구간의 능선은 취약 자연생태계로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들락날락하는 길목이자 이동통로이고, 민감한 서식처이기 때문에 케이블카 건설로 당연히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케이블카 성공 사례로 언급한 스위스, 호주, 일본 등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산악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혀 다른 지형적, 생태적 조건에서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동일선상에 두고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산세가 험하고 사람이 오르지 못하여 접근할 수 없는 등 지형적 요건이 다르고, 광활한 열대우림에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등산로를 철저히 폐쇄하거나 자연의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기 위해 운행하는 등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운행되고 있기에 갓바위 케이블카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국립공원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은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가 한 곳도 없다는 사실, 일본은 70년대 이후 설치된 케이블카가 4, 90년대 이후에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 다른 나라는 케이블카를 새로 짓기보다 없애는 추세에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오래된 자연환경과 유산이 어우러진 갓바위는 비단 자연환경 말고도 보호해야 할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가치가 깊은 공간이다. 흔히 갓바위라 부르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물 431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약사신앙의 성지이자 기도와 수행의 불교성지이다. 천오백년 넘는 세월동안 지켜온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에 민족혼이 깃든 곳이다. 이런 성스러운 불교성지를 관광지화하고 무분별하게 상품화한다는 발상 자체가 불온하고 자칫 불교계에 모욕적인 처사일 수 있다. 그래서 2008년 대한불교조계종과 선본사, 동화사, 은해사 등에서는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8만여 명의 반대서명과 함께 불교계의 결사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전한바 있다.

 

그리고 팔공산은 대구뿐만 아니라 경산시, 군위군, 영천시, 칠곡군에 걸쳐 있다. 대구의 갓바위 케이블카 추진이 자칫 다른 지자체와의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해 난개발을 초래하고, 대구·경북 상생협력 저해하는 지역 갈등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진정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이 필요하다. 케이블카 하나에 기대어 관광 효과를 누리려는 얄팍한 수 말고, 지금 대구가 가진 관광 인프라와 자산들을 어떻게 스토리텔링해서 풀어낼지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 있게 해보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케이블카인가? 누가 원하는 케이블카인가? 일부 건설 업체와 조금의 이익을 취하는 동안 무참히 짓밟힐 갓바위의 자연과 불교 혼.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니 돈으로 환산한다면 무한할 가치이다. 그 성스럽고 존엄한 가치 앞에 케케묵은 케이블카 논란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201572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 010-2802-0776, 계대욱 간사 010-280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