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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1일

성명서 (총 2매)


이것이 강이냐, 풀밭이냐? 모래강 내성천의 심각한 생태교란을 고발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비상수로 메우기 공사를 즉각 멈추고,

내성천 생태교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우리나라 하천의 원형질 아름다움을 간직한 하천, 국보급 하천, 국립공원으로 삼아 영원토록 보존해야 할 하천, 저 상류에서 저 하류까지 온전히 두 다리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하천, 모래가 흐르는 하천 등등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있는 모래강 내성천의 생태적 변화가 심각하다. 모래강 내성천의 육(상)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내성천이 강이 아닌 풀밭으로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평평하고 드넓은 모래톱 위를 낮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는 우리하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내성천이 올해 들어 급격히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4대강사업과 영주댐 공사로 인해 상류에서는 더 이상 모래가 공급되지 않고, 낙동강의 4대강 공사의 영향으로 이른바 역행침식 현상으로 최근 수년 동안 낙동강으로 상당량의 모래가 쓸려내려 가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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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비교 사진. 2009년 8월(위)의 모습과 2015년 9월의 모습. 상당량의 모래가 쓸려내려갔고, 물길이 파이였으며, 모래톱을 풀이 점령하고 있다. 이대로 두면 돌이킬 수 없다



그 결과 모래밭이 파여 좁은 물길이 생기고 주변의 상대적으로 높아진 모래톱 위를 명아자여뀌류의 풀들이 점령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 심각할 정도로 뒤덮고 있다. 이는 내성천의 전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생태적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풀에 이어 상당량의 버드나무까지 들어와 자리를 잡음으로써 육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래강 내성천의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는 “이미 육화의 길로 들어섰고 이제는 철두철미하게 관리해야 하는 강(controled river), 즉 사람이 끊임없이 관리해 주어야 하는 강이 되어버렸다. 관리 비용을 계속 퍼넣어야 한다. 정말로 바보 같은 강관리다”라 내성천을 이렇게 만든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내성천의 자랑인 두 국가명승지의 모습마저 심각히 왜곡되고 있다. 모래톱과 어우러진 경관미가 백미인 국가 명승 16호인 회룡포와 명사십리란 수식어를 달 정도로 모래톱이 빼어난 국가 명승 19호인 선몽대는 그 원형의 모습이 심각하게 교란당해 국가명승지로서의 가치마저 상실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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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명승 19호 선몽대 비교사진. 2014년 4월(위)의 모습과 2015년 9월의 모습(아래). 완전히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주댐과 모래유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영주댐은 국내 최초로 배사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성천의 모래톱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고 줄곧 주장했지만, 아직 담수(댐에 물 채우기)도 하지 않은 시점에 벌써 이토록 심각한 생태적 교란상태에 와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한국수자원공사는 내성천의 담수를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영주댐 공사의 마지막 마무리작업으로 비상수로 메우기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비상수로를 다 메우고 나면 담수가 시작될 것이라 한다.


일단 담수가 시작돼버리면 내성천은 더 이상 돌이킬 수가 없게 된다. 내성천은 지금보다 더 급속히 장갑화, 육상화 현상을 겪으면서 더 이상 모래강이 아닌 이상한 형태의 강으로 변모해버리고 말 것이다.


이 문제를 정말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4대강공사나 영주댐 공사로 인해 내성천의 모래가 유실되는 등의 심각한 생태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온 만큼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는 국보급 하천이자 우리나라 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하천인 내성천을 망쳐버렸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라.


따라서 비상수로 메우기 공사를 지금 즉시 중단하고, 내성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심각한 생태적 변화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이를 막을 수 있는 길을 시급히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한국수자원공사와 박근혜 정부는 마지막 남은 우리하천의 원형을 없애버리고, 국보급 하천을 수장시켰다는 국민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고,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





2015년 9월 21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 010-2802-0776, apsan@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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