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




<성명서>

대구광역시는 일방통행을 멈추고, 팔공산의 보전과 복원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라


지난 1129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사업 주민설명회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시민단체들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고 한다. 주민설명회에 불참한 동화사 스님들이 구름다리 건설에 동의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한다. 환경단체의 눈치를 보는 대구광역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반대 시민단체와 동화사에도 참석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거부했고, 설득하거나 설명하려고 해도 쉽게 자리를 만들 수 없었다 앞으로 관련 사항을 토의하고 싶다면 언제든 관련 전문가들과의 자리를 만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동화사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했지만 이들의 거부로 의견수렴이 불가능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이 논란이 된 지난해 3월 이후 대구시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되풀이해왔다. 그러나 대구시는 지난해 5,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할 때는 물론 용역 수행 과정에서도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구름다리 건설 예산을 편성한 후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때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동화사 관계자는 한 번도 사업내용을 설명 받은 적이 없어서’ ‘별도 설명회를 요청한다고 한다. 대구시는 동화사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기는커녕 아직까지도 사업내용에 대한 설명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주민설명회에 참여한 대구시 관계자는 오늘 설명회도 착공 전에 거쳐야 하는 단계이므로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할 뿐이다. 기본설계가 모두 완료됐으니 설계에 참고하게 사업 보완에 대해서 질의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는 주민설명회가 구름다리 건설을 위한 형식적인 통과의례에 불과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주민설명회를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문제 전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으로 포장하고, 참석 거부를 비난하는 것은 시민단체, 동화사를 모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시민을 기만하는 일이기도 하다.


1129일에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는 대구시가 환경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늦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대구시가 반대 의견도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한 일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구시는 지난해 5, 사업비 4억 원 규모의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였지만 예산 부족으로 이 용역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다 2018년 제1차 추가경정예산에 2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늦추고 있는 이유는 환경단체의 반대가 아니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이 엉터리사업이라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언론에 보도된 한 번도 사업내용을 설명받은 적이 없어 별도 설명회를 요청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는 스님들의 수행환경이나 팔공산 자연환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동화사 관계자의 발언은 대구시가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사업을 일방적,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이다. 이는 또한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반대 입장을 완곡하게 밝힌 것이기도 하다. 이는 팔공산 구름다리 등 팔공산 훼손에 대한 동화사의 일관된 입장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동화사가 구름다리 건설에 동의한다는 말이 유포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허위사실 유포에 그치지 않고 동화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떠한 경우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대구시가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예산편성을 철회하고 이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대구시가 어떤 쇼를 하더라도 이 사업이 일방적, 졸속적으로 추진되는 불통 사업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대구광역시의회가 이 예산을 그대로 승인해준다고 해도 환경을 파괴하는 특혜성 예산낭비사업이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반대를 넘어 팔공산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대구시에 팔공산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구름다리 건설 계획을 폐기하고, 팔공산 관광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팔공산 개발 정책을 국립공원 지정, 생태·문화관광 등 팔공산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주민설명회가 아니라 팔공산 문제 전반에 대한 지역사회의 합의를 도출하고, 팔공산의 보전과 복원, 지속가능한 이용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2018123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