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마음으로 산을 오르다

(소모임 ‘산사랑’ 창립 8주년 특집 팔공산 산행 동행취재)

정리 장철규 간사



창립 8주년을 맞이하여 이번 달 특집으로 소모임 ‘산사랑’을 취재하기로 했다.

지난 2001년 3월에 팔공산 산행을 시작으로 모임이 결성된 이래 8년 만에 다시 팔공산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창립 8주년을 축하하는 날인데 날씨가 영 시원찮다.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길래, ‘이번 달에도 산행이 취소되는 거 아냐?’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일찍 눈을 떴는데, 날씨가 무척 흐리기는 했지만, 비는 그친 상태였다.


동아쇼핑 근처에서 몇 분의 회원들과 모여서 이번 산행의 출발지인 팔공산 방짜유기 박물관 앞으로 향했다.

황노훈 회장과 곽장호 회원이 벌써 기다리고 계셨다.

‘오늘 소식지 특집을 위해서 산사랑 회원들과 함께 동행 취재를 하러 나왔다’고 회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아이고, 장간사님. 오늘 날씨도 꾸무리하고 해서 사람도 7명밖에 안 나왔는데, 이거 특집이라고 실어서 그림이라도 제대로 나올래나 모르겠네요. 다음달에 사람들 많이 나왔을 때 한 번 더 취재 나오시죠, 허허. 오늘 잘 쓰셔서 소식지에 좋은 글 올려주이소.” 하신다.

그러면서 산사랑 창립 8주년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준비했다면서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백설기를 하나씩 나눠주신다. 따뜻한 백설기에서 회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제가 회장되고 나서 올해 1월부터 어김없이 비가 내리는데, 오늘도 날씨가 이 모양이네요. 회장의 능력이 영 모자라서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가? 이러다가 회장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허허.”

농담처럼 말씀하셨지만, 산행 때마다 좋지 않은 날씨 때문에 회장님도 많이 걱정하신 듯한 눈치이다.

 *  ‘산사랑’ 회원들과의 팔공산 산행이 시작되었다.


정각 10시에 7명의 산사랑 회원들과 함께 북지장사를 거쳐 갓바위에 오르는 팔공산 산행이 시작되었다. 

약간 날이 쌀쌀하긴 했지만 산을 오르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한 시간쯤 걸어 올라가 산중턱에 이르렀더니, 색깔도 고운 참꽃이 보기 좋게 피어있었다.

높은 산 위에도 어느덧 햇살의 온도가 바뀌고,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는가 싶었다.

 *  산중턱에는 분홍 빛깔 참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중간 중간에 쉬어주고, 천천히 올랐는데도, 두 시간쯤 오르고 나니 등과 이마에 땀이 맺히고, 숨이 가빠온다. 운동부족이다. 나이 서른에 산 좀 오른다고 이렇게나 ‘헥헥’거리다니, 부끄러워서라도 운동 좀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거기에 비해 연배도 지긋하신 산사랑 회원들은 다들 어찌나 산을 잘 타시는지, 지친 기색도 보이질 않는다.

‘역시 정기적인 등산으로 단련된 분들이라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 비가 내린 직후라 산 전체가 안개에 휩싸여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드디어 갓바위가 거의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 도착했다.

갓바위 가는 길엔 사람이 너무 붐비는 관계로 갓바위 까지는 가지 말고, 근처 공터(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다들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꺼낸다.

하늘이 훨씬 가까운, 자연 한가운데에서 먹는 밥은 밥맛부터가 남달랐다.


식사가 끝나고 잠깐 휴식을 가진 뒤에, 다시 산을 내려왔다.

몇몇 분이 가방에서 커다란 비닐봉지를 꺼내시더니, 내려가는 길에는 등산로 구석구석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곽장호 회원님은 쓰레기 줍는 커다란 집게까지 갖고 오셨다.

이런 모습들이 보통의 등산 동호회와 다른 ‘산사랑’ 만의 산행 방식이 아닐까.

산을 다 내려왔을 때에는 양손 가득히 몇 봉지나 되는 쓰레기를 모을 수 있었다.

가져온 쓰레기를 휴지통에 제대로 분리수거를 한 후에 산행을 마쳤다.


 

  * 내려오는 길에는 등산로 곳곳에 버려져있는 쓰레기들을 줍는다.


다들 아쉬운지 내려오는 길에 근처 식당에 들러서 동동주 한 잔을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오늘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환경을 지키면서 산행을 즐기는 분들, 그 분들이 진정한 ‘산사랑’ 회원들이 아닐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추억들을 남기면서 산에 오르고 싶은 분들이 소모임 ‘산사랑’에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 이 글은 소식지 '지빠귀와 장수하늘소' 4월호 특집으로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