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목요일


 11시에 홈페이지 관리팀 회의가 있어서 김동 회원과 최진문 회원이 오셨다.


 최진문 선생님은 요즘 일이 바쁘셔서 지난 번 편집위원회 회의 때도 못 뵈어서 더 반가웠다. 동성도 아니고, 나보다 나이가 한참 더 많으신 데도 어떤 대화도 부담스럽지 않은 분이다. 꼼꼼하신 성격과 국사에 관심이 많으신 지적 성향 때문에 잘 모르시는 분들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말씀하시는 게 늘 가볍지 않은 본질을 꿰뚫으면서도 유쾌하고 재치 있다. 이 분과 대화를 나누면 해학적 고전 소설 한 구절을 읽는 기분이다.

 언제 뵈어도 오랜 친구같이 편안하다.


 김동 선생님은 운영위원회 때 잠깐 얼굴을 뵌 것 말고는 따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몇 마디 나눈 인사에서도 그 부드러운 성품이 드러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인생 선배님이다. 가끔 홈페이지에 댓글을 달아놓으시는데 그 말투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서 큭큭 웃곤 한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시는 선생님답다.


 홈페이지 관리를 담당하는 장간사님이나 나나 둘 다 나름 꼼꼼한 성격인데, 오늘은 두 분과 함께 회의를 하다보니 우리들의 허술한 면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어찌나 꼼꼼하게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고 체크해 주시는지, 놀랍다. 김동 선생님은 자료실에 몇 번 자료가 잘 안 열리더라는 말씀까지 하신다. (세상에, 나도 자료실 자료를 하나도 열어본 적이 없는데…….)


 김동 선생님께서 홈페이지 관리팀의 장을 맡아주시기로 하셨다. 회원들 가운데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홈페이지를 좀더 내실 있게 만들어가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다. 앞으로 이 팀 활동이 꽤나 즐거울 것 같은 예감이 살포시 밀려든다.


 회의를 마치고 3층에 올라가서 도시락을 나누어 먹었다. 우리집 냉장고에서 뒹굴고 있던 느타리버섯과 무 반 토막, 시래기 한 주먹이 이 꼴 저 꼴로 반찬이 되어서 담겨졌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밥상이어서 더 좋았다.


 밥을 먹으면서, 참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창 밖으로 들어오는 가을 햇살이 좋아서인지 오늘따라 최진문 선생님의 말씀이 더 재치있게 들리고, 김동 선생님의 부드러운 유머가 더욱 유쾌하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두 분을 보면서 저 분들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김동 선생님께서 소모임 방이 아닌 다른 글을 쓸 때는 실명으로 글을 올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셨습니다. 처음 들어오는 회원들이 서로를 알 수 있도록 말이지요. 참 지당하신 말씀이라는 생각에 앞으로 모두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자주 글을 올리시는 회원님들께도 되도록이면 더 많은 분들과 편안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실명으로 글을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