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기어이 일이 나고 말았다.

지난 7월 22일 5명의 환경운동가들이 ‘4대강 반대’를 외치면서 한강의 이포보와 낙동강의 함안보에 올랐다. 그동안 숱하게 4대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가 계획을 수정해 줄 것을 또한 시간을 두고 면밀히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12월에 가물막이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 공사 전체 공정률은 25%에 이르고 있고,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보공사의 경우 공정률은 43%로서 모두 예상 공정률보다 앞서고 있다.

정부는 한술 더 떠서 공정률을 연말까지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4대강 논란은 끊이지 않고 제기가 되어 왔었다.

학계와 종교계를 비롯해, 시민사회전반이 브레이크 없는 4대강 사업 강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와 입장을 제기해 왔었다. 여전히 4대강 사업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종교인들은 기도로서, 학자들은 연구발표와 학술적 근거로서, 예술인들은 춤과 노래와 몸짓으로, 국민들은 작은 촛불을 하나 드는 것으로 그 뜻을 충분히 전해왔었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과 요구들은 끝내 어떠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문수스님의 소신공양과, 골재 노동장의 죽음, 그리고 모든 것을 다 걸 수밖에 없는 환경운동가들의 공사현장 고공농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목숨을 건다는 것은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모든 것을 걸 만큼 무엇이 그리도 처절하고 절박 한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가져본다면 그래서 잠시 생각에 잠기어 보기만 해도 들릴 것이다. 국민들이 외치는 소리가 무엇인지.

 

함안보와 이포보에는 매일 같이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히고 있다.

부산에서, 마산에서, 대구에서, 거제에서 여러 곳에서 모인 시민들이 농성자들의 무사귀한을 바라며, 정부가 이제라도 국민의 소리를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함안보의 타워크레인위에 올라가 있는 환경운동가들의 모습을 멀리서 확인하기에는 무척 힘이 든다. 눈을 찡그리고 봐야지 그들의 모습이 아득하게 보일 뿐이다.

밤마다 치켜드는 촛불에 화답하는 그들의 작은 불빛이 유일한 소통이 되고 있다.

무섭도록 내려쬐는 폭염속에 그들의 행동이 무모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을 그 높은 곳으로 가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많은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홍수와 장마기간 4대강 공사현장은 그야말로 흙탕물이었다.

최근 이미경(민주당)의원이 경남,경북 4개 시도(경남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 부산․대구 상수도사업본부 수질검사소)의 낙동강 수질 합동조사(‘07년~’10년 5월)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5월 평균 부유물질(SS)의 농도가 조사된 다른 연도에 비해 최대 16배 늘어났고,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인 40mg/l를 조사지점 6개소 중 4개소가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환경당국의 입장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통과!’

아무런 조치 없이 여전히 공사는 진행 중이다. 이쯤 되면 4대강 공사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에서는 초법적 위치에 있다. ‘대통령이 하겠다는데 감히 말려?’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지경인 것이다.

 

필자의 지인이 얼마 전 본의 아니게 ‘뺑소니’혐의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한마디 일러주었다. 그러게 왜 뒤를 돌아보지 않고 그냥 갔느냐고.

자가운전이 아니다 보니 그동안 자동차관련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자동차관련 사고 중에서도 ‘뺑소니’는 아주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보니, 바로 ‘인간의 인간됨’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고의가 되었건 비록 고의가 아닐지라도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책임지는 자세를 회피하지 말 것을 엄중히 요구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저 멀리 목적지에서 누군가는 달콤한 유혹의 손짓을 할지도 모른다.

그냥 빨리 오라고, 여기 빨리 와보면 좋은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질주의 결과는 ‘뺑소니’혐의로 ‘인간의 인간됨’을 포기한 죄 값을 두고두고 치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공정옥(2010년8월10일 매일신문 3040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