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금요일


오전, 변순섭 운영위원이 아들과 함께 사무실에 들르셨다.  

고 녀석, 어찌나 귀여운지... 보고 있는 내내 마음이 흐뭇하다. 

사무실 식구들에게 선물을 챙겨오셨다. 이런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고맙긴 한데,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막막하다. 관행적인 인사로 답례를 했다.

오후에는 한승훈 운영위원장이 오셔서 추석선물만 급하게 내려놓고 다시 나가신다. 다음에 술 한 잔 하자는 인사만 건넸다. 

선물을 챙겨 오신 그 마음 너머에 함께 하는 회원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가 추석 선물을 받을 위치에 있는가, 잘 모르겠다.

 

오늘은 내가 출근하는 날이 아니지만 사무실 활동가들끼리 책 토론이 있는 날이라 집에서 좀 늦게 나섰다. 아침에 냉장고를 뒤져 남은 야채들을 적당히 볶아서 도시락을 넉넉하게 쌌다. 사무실에 와서 나누어 먹었다. 밥을 먹고 난 뒤에 그 자리에 앉아서 잡담들을 나누었다. 간만에 느끼는 여유다.

올 초부터 활동가들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죽 가져오고 있다. 환경에 관한 책 뿐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의 다양한 책들을 읽어오고 있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속가능한 생태도시가 현실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미래를 낙관하게 만든다.

자전거가 최고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도시 곳곳에서 친환경농사가 이루어지고, 교육과 지역조직 등 환경교육이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사회가 지구 한 귀퉁이에 건재하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쿠바의 선택이 소련의 원조가 끊기고, 미국이 경제봉쇄 조처를 취하는 등, 어쩔 수 없는 궁지에서 선택한 것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이들의 욕망이 위로부터 이루어진 혁명에 의해서 통제당한 것이 어째 영 ‘지속가능한’이란 말을 의심스럽게 만든다.


다음은 <주제와 변주>를 읽어보자고 제안을 했다. 책 두께에 다들 투덜투덜 말들이 많았지만, 술술 넘어간다는 꼬임에 혹해서 결정이 되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공부하지 않는 활동가는 위험하다. 사유하지 않는 활동가가 내뱉는 발언들과 그가 하는 일들은 치명적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자기 머리로, 자기 가슴으로, 공부하고 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