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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느티나무 그늘이 없어도, 뜨끈한 아랫목이 없어도 뜻 맞고 마음 맞는 이웃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고 싶은 날, 글을 올려주세요. 무겁고, 진시하고, 반듯하고, 그럴듯한 생각들도 좋겠지만, 가볍고 즉흥적이고, 삐딱하고, 어이없는 이야기들도 좋습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들이 가슴에만 담아두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끄집어 내 놓으면 모두가 쌀이 되고, 약이 되는 이야기들이지요.
글 수 252
요즘 나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보온병에 물을 넣어 다니는 것.
예전에는 들고 다니는 귀찮음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난 주 금요일부터 사용하고 있다. 여러 곳에서 쓰게 되는 종이컵을 안 쓰기 위해, 페트병에 든 물을 안 사먹기 위해.
내가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정옥언니가 휴게소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으며 한 말 때문이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그 후로 오늘 처음이네.”
맞다. 여태껏 아무 생각 없이 종이컵을 사용해왔다.
나들이 갈 때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오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부지런하다 생각하며 나는 저렇게 못 한다 생각했는데 막상 보온병을 사용해야 할 동기가 확실해지니 나도 그 부지런함을 떨게 된다. 역시 생각이 바뀌니 행동의 변화도 가능하다.
몇 개의 종이컵과 페트병이 나에 의해 소비되지 않는다는 작은 만족감 때문에 보온병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 쯤은 즐겁게 감수하고 있다. 올 겨울만이라도.
* 대구환경연합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5-12 17:06)
생각의 전복이 체제의 전복보다 더 힘든 일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