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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느티나무 그늘이 없어도, 뜨끈한 아랫목이 없어도 뜻 맞고 마음 맞는 이웃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고 싶은 날, 글을 올려주세요. 무겁고, 진시하고, 반듯하고, 그럴듯한 생각들도 좋겠지만, 가볍고 즉흥적이고, 삐딱하고, 어이없는 이야기들도 좋습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들이 가슴에만 담아두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끄집어 내 놓으면 모두가 쌀이 되고, 약이 되는 이야기들이지요.
글 수 252
길
-이병창
처음부터 길이라는 것이
있었겠는가
내가 가고 사람들이 가다 보면
길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외로움이 있었겠는가
외로움도 자꾸만 외로워하고
알아주다 보면
깊은 병도 되는 거겠지
외로움은 길과 같은 것
오늘 같이 햇볕 좋은 날
이제는 그 길을 접고
또 다른 길 하나 걸어 보면 어떨까
이승의 길들처럼 수많은
그대 가슴 속의 길들 중에서
사람 사이에도 마음이 오고 가며 너나들면
길이 생긴다.
늦가을, 지리산길을 따라 걸으며
사람 사이 이어지는 길을 걸었다.
참 아름다운 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