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수요일


 아침 9시 반, 12월에 있을 회원의 밤 준비팀 첫 번째 회의가 있었다. 정경선 회원, 엄영랑 회원, 정숙자 간사님과 내가 준비팀으로 일을 한다. 집이 가까운 엄영랑 회원은 자전거를 타고 왔다. 정경선 회원은 바쁜 와중에 부랴부랴 시간을 내어서 달려왔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번 회원의 밤 행사는 환경단체다운 행사, 회원들이 참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행사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한다. 해마다 남기는 음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유기농 식품을 사서 우리가 직접 만들기로 했다. 정간사님과 정경선 회원이 적극적으로 안을 내고 맡아주셨다.


 회원들에게 쓰지 않는 물건, 나누어주고 싶은 물건을 기증받아서 당일 판매하는 녹색장터를 운영해보자는 안도 나왔다. 그 수익금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환경교육을 하자는 뜻 깊은 목표도 세웠다. 묵혀둔 물건들을 새로운 주인을 찾아서 좋고, 물건을 산 이들은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사서 좋고, 거기서 나온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쓰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사업이다.


 오랫동안 손길을 주지 못했던 내 전자기타를 내어서 이 참에 새 주인을 찾아주어야겠다. ‘살 빼면 입어야지.’ 하며 고이 모셔두었던 옷들도 내어놓아야지. (어차피 요즘 화기애애한 사무실 간식 분위기로 봐서는 살 빼긴 글렀다.)


 그저께 집에서 보온병을 들고 와 보리차를 끓여두고 있다. 커피가 부쩍 는 것 같아서 좀 줄여볼 요량으로 한 일인데 결과가 흡족하다. 하루 세 잔 가까이 마시던 커피를 점심 먹고 딱 한 잔 마시는 걸로 그쳤다. 구수한 보리차 맛이 참 좋다. 종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목도 따뜻하다.


 사무실에 있으니 몸이 움츠러든다. 기온이 뚝 떨어진 탓이다. 겨울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으으, 춥다.”로 시작한 말이 사무실 난방기구 얘기에서 전기요금 이야기로 옮겨간다. 그나마 따뜻한 공간에서 난방을 할 수 있는 우리의 겨울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저께 신문에서 노숙자들이 지하철에서 잠을 청하는 사진을 본 게 떠오른다.
 곧 겨울인데…….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