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둘이 어찌 그리 다른지.
다섯살 지현은 걱정이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놀고
헌데 세살 오빈은 잘 안먹고, 잘 안자고, 잘 못싸고, 잘 놀지도 않는다.
그래도 세월은 흘러 흘러 똥오줌 가리며 사람구실 해가는 나이가 되어가니 그래도 조금은 살만한게 요즘이다.
겨울이 되니 오빈은 아토피로 또 다시 고생이다.
나도 어지간한 내성은 생겼지만 그래도 가슴이 아픈건 마찬가지. 날마다 보살필 수도 없으니
아예 모른척 해버린다.

일주일째 오빈은 거의 단식수준으로 밥을 먹지 않는다.
원래 입이 짧은 아이라 잘 먹지는 않지만 속이 안좋은지  아토피로 온몸이 가려워서 심기가 불편한지 요즘은 도통 먹지를 않는다
일주일에 일찍 들어가는날 하루 이틀도 되지 않으니 맘 써본들 어쩌랴 그냥 그냥 뭉개고 있다. 
일요일이라 종일 집에 있으니 오빈은 내 품에서 떠나질 않는다.  먹지도 않는 젖을 물었다 뺐다. 내볼을 만지막 만지작  애기짓이다.

"엄마 내일도 회사가?" 
"응" 
"오빈이는 엄마랑 놀고 싶은데...엄마 회사가서 오빈이는 슬퍼"  여우처럼 얘기한다.
"엄마 내일 출장이라서 밤에 늦게 오니까 먼저자"
지현이 거든다
"엄마는 맨날 늦게 오고. 엄마 회사가지마. 아빠한테 돈 빌리면 되잖아"

푸하하. 웃음이 절로 난다. 

단식을 하면 묵혔던 변들이 나온다지. 오빈이 일주일째 단식수준으로 밥을 먹으니 오늘은 변을 자주 본다. 얼굴 벌겋게 해서 아기 변기통에 앉아 힘을 준다.
그 순간도 잘 먹는 지현은 양손에 귤을 들고 동생한테 똥 잘누라고 참견한다.

오빈이가 "엄마, 똥은 더럽지?"라고 묻는다
"음~. 손으로 만지면 더럽긴 한데, 그래도 오빈아 똥은 중요한거야"
했더니 지현이 명언을 남긴다
"오빈아 배가 아프면 똥이 위로해 주잖아.  누나도 어릴때 그랬다. 배가 아파서 똥 누면 배가 편해져
근데 똥마려워서 변기통에 앉았는데 똥이 안나오면 그때는 똥이 배에서 놀고 있는거야. 그동안 위로를 많이 해줬잖아." 손에 들고 있는 귤을 어구 어구 먹으며 진지하게 얘기한다.

4차원의 얘기를 하고 있는 지현이를 바라봤다.
'똥이 위로해준단다. 똥이 놀고 있다.'
아이의 마음이란.... 감탄이 절로 난다

'먹는 것이 똥이고 똥이 먹는 것이다'라는 어느 귀절이 생각이 난다.
오빈이도 누나처럼 건강한 바나나 모양의 똥을 누는 날이 오겠지